대외경제협력기금 사업 환차손 누적, 비상 걸린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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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리스크'가 낮아 건설사들 사이에서 안정적 수익원으로 여겨진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이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누적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 및 국내 업체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EDCF 사업에서 발생한 기업의 환차손을 보전할 법적 의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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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엔지니어링 회생절차 개시
“안전 장치 마련 필요” 목소리 나와
‘미수금 리스크’가 낮아 건설사들 사이에서 안정적 수익원으로 여겨진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이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누적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 및 국내 업체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벽산엔지니어링은 지난 2022년부터 참여한 ‘몽골 지역난방설비 개선’ 등 약 1250억원 규모의 EDCF 사업에서 환차손으로 약 66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 공사 계약물량 절반 이상에서 적자가 발생하자 결국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앞서 벽산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몽골 정부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았지만, 투입된 비용을 감안해 사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당시 몽골 정부는 지난해 벽산엔지니어링의 현지 공사 실적이 2% 남짓에 불과하단 점을 문제삼았다. 반면 벽산엔지니어링은 환차손 누적, 원자재 수급 난항 등으로 공사 지연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벽산엔지니어링은 손실 최소화를 위해 몽골 정부와 협의 끝에 오는 2026년 2월까지 사업을 연장했다.
하지만 최근 고환율로 손실이 커지자 벽산엔지니어링은 EDCF 사업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사업은 최근 3년(2022~2024년) 기준 평균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벽산엔지니어링의 핵심 수익원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기 검토는 철수가 아닌 생존을 위한 결정으로, 이번 회생절차를 계기로 해당 사업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호건설도 EDCF 사업에서 벽산엔지니어링과 유사한 문제에 직면했다. 금호건설은 지난 2008년부터 캄보디아 댐 건설을 시작으로 총 15개 EDCF 사업을 수행해 왔다. 이 중 지난해 수주한 1157억원 규모의 캄보디아 타크마우 하수처리시설 프로젝트에서 환차손으로 인한 손실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EDCF 사업에서 발생한 기업의 환차손을 보전할 법적 의무가 없다. 반대로 환차익이 발생할 때는 이익이 전적으로 민간에 귀속됐다. 다만 EDCF가 개도국을 지원해 해당 국가와의 경제 교류를 높이는 사업인 만큼 국가 이미지와 결부돼있다. 또 국내 기업들의 향후 진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도 하는 만큼 최소한의 리스크 분담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단된 사업은 다른 건설사로 대체해 진행할 수 있다. 환율 등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해선 계약 건별 협의를 통해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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