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90%는 예방할 수 있다

서울문화사 2025. 3. 23. 09:0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탈모증 인구는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쯤 되면 탈모증은 국민병이라고 할 만하다. 당장 생명에는 지장을 주지 않지만, 은근히 신경 쓰이는 탈모증에서 탈출하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탈모증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40대 이전인
남성의 경우 99%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아요.
그러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원래 모습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탈모는 한자로 ‘脫毛’라고 쓴다. ‘벗어날 탈,털 모’로, 털이 빠진다는 의미다. 그래서 탈모라고 하면 으레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보면 잘못된 이해다. 탈모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가늘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허창훈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를 이렇게 정의했다. “탈모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게 아니라 가늘어지는 증상입니다. 한자로 인해 오해가 커졌어요. 탈모증 치료 또한 빠진 머리카락을 새로 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늘어진 모발을 다시 굵게 만드는 것입니다.”

허창훈 교수는 탈모증 치료 분야에서 손꼽히는 명의 중 한 명이다. 그는 2004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조교수가 된 후 20년 이상 탈모증 치료에 전념해왔고, 건강 프로그램 KBS1 <생로병사의 비밀>, EBS1 <명의> 등에 출연해 탈모증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전했다. 허 교수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존재감이 있다. 탈모 관련 국제학술대회에 초청돼 세계 의사들을 대상으로 탈모증 치료법을 강연해왔다. 최신 치료법 도입과 연구에도 적극적이라서 아시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모발 이식을 시행했고, 국내 레이저 치료 기기 임상시험들을 주도해왔다. 미국피부과학회지와 미국피부외과학회지에 로봇 모발 이식법과 탈모증 레이저치료 효과에 대한 논문을 세계 최초로 발표하기도 했다. 오는 5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유럽 모발학회에 초청받아 탈모증 레이저 치료에 대해 강연한다. 현재 대한모발학회 부회장으로서 2026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세계모발학회 대회의 공동 대회장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탈모증은 크게 남성형 탈모증과 여성형 탈모증, 원형탈모증으로 나뉜다. 이 중 90%는 남성형 탈모증과 여성형 탈모증인데, 둘 다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원형탈모증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모발을 적으로 오인해 공격함으로써 발생한다.

여성형 탈모도 남성호르몬이 원인

폐경 후에 여성호르몬 급감으로 탈모 심해져

남성형 탈모증과 여성형 탈모증, 원형탈모증은 각각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남성형 탈모증과 여성형 탈모증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아요. 그러나 탈모의 형태는 다른데, 남성형 탈모증은 M자형으로 헤어라인이 뒤로 밀리고, 여성형 탈모증은 헤어라인을 유지하지만 정수리 부위머리카락이 가늘어지죠. 원형탈모증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인데,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T림프가 염증을 일으켜 머리카락이 빠져나가게 합니다.

여성에게는 남성호르몬의 양이 적은데, 여성형 탈모증의 주요 원인이 남성호르몬이라는 것은 의외네요.
여성에게 남성호르몬으로 인한 탈모증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술적으로 완벽히 증명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남성형 탈모증 치료에 쓰는 약재들과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재들이 여성형 탈모증 치료에서 실제로 효과를 보이고, 폐경 이후에 여성형 탈모증이 심해지는 것을 봐서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이 확실합니다.

M자형 탈모나 대머리는 실제로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는데, 이 경우도 빠진 게 아니라는 건가요?
머리카락이 솜털처럼 가늘어져 잘 보이지않을 뿐이지 빠진 건 아니에요. 하지만 탈모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두피의 섬유화가 일어나서 피부 자체가 딱딱해져 솜털 같은 머리카락조차 없어지기도 합니다.

여성형 탈모증은 폐경 전후에 각각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폐경 전에는 풍부한 여성호르몬이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막아주기 때문에 탈모가 적지만 폐경 후에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떨어져 남성호르몬의 작용이 상대적으로 강해지기 때문에 탈모가 급격히 진행됩니다.

조기에 치료하면 90% 예방 가능

탈모 치료는 모낭 치료, 먹는 치료약 효과 좋아

탈모증 또한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탈모증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40대 이전인 남성의 경우 99%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아요. 40대 이후라도 90% 정도는 현재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어요. 그러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원래 모습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탈모증을 치료하면 머리카락이 다시 굵어지나요?
남성형 탈모증과 여성형 탈모증은 변환된 남성호르몬인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모낭(털뿌리를 싸고 있는 주머니)을 퇴화시켜 발생합니다. 퇴화된 모낭에서가는 모발이 만들어지는 거죠. 따라서 탈모 치료는 “모낭을 크게 바꾸는 작업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탈모증을 초기에 자가 측정하는 방법이 있나요?
뒷머리와 윗머리를 양손으로 한 움큼씩 동시에 잡아 촉감과 부피를 비교해보세요. 이때 윗머리의 두께가 가늘어졌다는 느낌이 들면 탈모가 시작됐다 생각하고 병원에 방문해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아요. 모발이 가늘어진 것이 눈으로 확인될 정도라면 이미 탈모가 꽤 진행된 상태예요.

탈모증 치료 약은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이 있는데 각각 어떤 원리로 작용하나요?
먹는 치료 약은 탈모의 주범인 DHT의 생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먹는 치료 약의 원리를 적용한 바르는 치료 약도 개발돼 있어요.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바르는 약은 미녹시딜 성분의 약으로, 명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낭 자체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먹는 치료 약과 바르는 치료 약 중에 어느 것의 효과가 더 좋은가요?
먹는 약의 치료 효과가 9:1 비율로 압도적으로 더 좋아요. 두 약을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지만 바를 때 촉감이 좋지 않아 바르는 약을 열심히 사용하는 환자는 많지 않아요.

탈모증 치료 약을 한번 사용하면 평생 동안 먹거나 발라야 하나요?
먹는 약이든, 바르는 약이든, 레이저 치료든 모든 탈모증 치료는 치료하는 동안에만 좋아집니다. 치료를 중단하면 6개월 정도 후에 다시 탈모가 진행돼요. 몇 달간 치료를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할 경우, 쉬는 동안에 탈모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나빠집니다. 그래서 쉬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레이저 치료는 어떤 원리로 탈모증을 개선하며 효과는 어떤가요?
레이저를 모낭 세포에 쪼이면 세포 속 발전기인 미토콘드리아가 활발히 움직여 모낭을 활성화시키는 원리를 이용해 치료합니다. 치료 효과는 바르는 미녹시딜과 비슷하며 먹는 치료 약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에요.

LED 탈모 헬멧의 치료 효과는 어떤가요?
LED와 레이저는 빛의 파장 수와 크기는 다르지만 둘 다 모낭의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비슷한 기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LED 기기든, 레이저 기기든 식약처로부터 탈모 치료용 의료 기기로 승인받았는지가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발모 효과자체가 검증이 안 된 공산품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먹는 약이든, 바르는 약이든, 레이저 치료든 모든
탈모증 치료는 치료하는 동안에만 좋아집니다.
치료를 중단하면 6개월 정도 후에 다시 탈모가 진행돼요.
그래서 쉬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허창훈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의과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조교수로 부임한 후 탈모증 치료에 전념해왔다. 미국 피부과학회, 유럽 피부과학회 등 주요 해외 피부과학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모발학회 부회장에 재임 중이다.

취재 : 김공필(헬스콘텐츠그룹 기자) | 사진 : 김정선(인물), 게티이미지뱅크

Copyright © 우먼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