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 청춘을 잡으면 꽃 핀다…與잠룡들, 캠퍼스 '핀셋 공략'
잠재적인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캠퍼스 문턱을 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대학생들과 접점을 늘리며 지지세를 확장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9일 숭실대에서 열린 특강에 참석해 “탄핵심판 선고 이후 정치권이 국민을 격앙되게 선동하거나 갈등을 격화하는 방향의 역할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치권은 어떤 결과든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젊은 층이 관심 갖는 주식 시장 문제에 대해선 “미국 시장처럼 한국 주식 시장도 고수익장이 되게 시스템을 바꾸는 게 제 목표”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같은 날 인천대를 찾아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현재의 소선거구제로는 양당 구도만 강화되는 독재 구도를 깰 수 없다”며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정당 간 연대와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2일엔 연세대, 18일엔 영남대를 찾는 등 대학생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강연 정치’에 주력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19일 경북대에서 조기 대선 시 차기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는 3년으로 단축하고, 4년 중임제 개헌을 한 뒤 물러나야 한다는 개헌 구상을 거듭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정치 행보를 재개한 직후인 지난 6일에도 서울 마포에서 9개 대학 총학생회 학생들과 만나 “제가 앞장서지 않았으면 계엄이 해제될 것 같지 않았다”고 계엄 반대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9일 서울대에서 탄핵 정국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홍 시장은 “헌재에서 합의가 안 될 것이기 때문에 탄핵이 어려울 것”이라며 “탄핵이 기각되면 좌파들이 광화문을 점령하고, 인용되면 정치적 내전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좌우 통합은 안 돼도 공존 시대로 가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며 “국민이 좌우가 아닌 국익 개념으로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 잠룡들이 경쟁하듯 대학교를 찾는 것은 20대 유권자를 ‘핀셋 공략’하는 것이 지지율 반등에 도움이 될 거란 판단이 깔렸다. 40대 이상 유권자들은 이미 지지 정당이나 후보가 굳어 있지만 20대 유권자는 상대적으로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전화면접 방식으로 지난 17~19일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물었을 때 20대 응답자의 60%가 모름·무응답이라고 답했다. 이는 30대(37%), 40대(23%), 50대(22%), 60대(26%), 70대 이상(26%)의 모름·무응답 비율을 크게 웃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차별화하며 정치 쇄신을 주장하는 여권 잠룡으로선 젊은 층과 소통하는 이미지가 대선 경쟁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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