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있었으면 달랐을까…KBO 10승 출신 ML 역수출 신화, 이번엔 41구로 퀄리티스타트 ‘충격’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선한 충격이다.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 벤 라이블리(33,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단 41개의 공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라이블리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3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라이블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36경기서 10승12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못 거뒀는데, 미국에서의 행보도 주목하는 사람이 없었다.
실제 라이블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이던 2017년 4승을 따낸 뒤 메이저리그에서 더 이상 승수를 따내지 못했다. 2023시즌엔 신시내티 레즈에서 4승7패 평균자책점 5.38에 머물렀다. 그러나 1년 75만달러 계약을 맺고 클리블랜드에서 맞이한 첫 시즌에 대박을 쳤다. 29경기서 13승10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다.
클리블랜드는 올해 라이블리와 225만달러에 계약했다. 몸값이 3배 올랐다. 여전히 구단 친화적 계약이다. 라이블리도 시범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서서히 투구수를 올리다가, 17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서 3.2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볼넷 4실점으로 주춤했다.
그런 라이블리는 이날 시범경기 들어 처음으로 6이닝을 던지면서 정규시즌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 심지어 공 41개만으로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1회 윌리 아다메스에게 1타점 중월 2루타를 맞고 엘리엇 라모스를 사구로 내보냈다. 그러나 맷 채프먼을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2회부터 속전속결이었다. 2회 윌머 플로레스, 패트릭 베일리, 루이스 마토스를 공 5개로 요리했다. 3회에는 타일러 피츠제럴드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줬다. 라이블리의 악송구까지 나왔지만, 라모스와 채프먼을 범타로 처리했다. 이후 4회에는 모든 타자에게 초구에 방망이를 내도록 유도했다. 5회도 7개의 공으로 끝냈다. 6회 1사 후 채프먼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맞았으나 역시 7개의 공으로 끝냈다.
41의 공 중 스트라이크가 무려 32개였다. 공격적인 투구의 최고봉이었다. 물론 사사구도 3개 있었고 실점도 했지만, 모두가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는 투구였다. 야수들에게 수비시간을 줄여주는 건 기록되지 않는 최고의 팀 플레이다.
등 통증을 딛고 복귀를 준비하는 이정후가 이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만약 이정후가 이날 라이블리를 상대했다면 어땠을까. 양상이 달라졌을까. 오랜만에 나서는 실전이라 고전할 가능성이 컸다. 한 마디로 이날 라이블리는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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