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장관 “테슬라 주식사라”…대놓고 ‘머스크 구하기’

김영철 2025. 3. 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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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는 “테슬라 테러하면 감옥에 보낼 것”…3명 기소
테슬라, 反트럼프 타깃 되자 정권차원 지원…‘이해충돌’ 논란
지난 5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상원 공화당 회의 참석자들과 오찬을 마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주가 폭락, 불매 운동, 대규모 리콜, 독일공장 노조 반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잇단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는 등 기업 외 활동을 이어가면서 테슬라 경영이 직격탄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 행정부 인사들이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오히려 ‘이해충돌’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로이터]

지난 19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머스크에 반발해 테슬라 차량 등을 공격하는 행위를 비난하면서도 머스크를 “미국을 위해 일하는 최고의 기업가, 최고의 기술자, 최고의 리더”라며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오늘밤 이 (뉴스) 쇼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테슬라를 사라”며 “이 사람(머스크)의 주식이 이렇게 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다시는 이렇게 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또 미 법무부는 최근 테슬라에 대한 방화 행위가 벌어지는 사건과 관련해 이날 테슬라 및 테슬라 충전소에 화염병을 던져 방화하려고 한 혐의로 3명이 기소됐다고 밝혔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만약 여러분이 테슬라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테러의 흐름에 가담한다면 법무부는 여러분을 감옥에 넣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연설하는 모습. [로이터]

그러나 미 행정부 인사들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내에서 이해충돌 논란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정부 이해충돌 규칙’은 매우 제한된 상황을 제외하고 연방 공무원이 “정부 직책이나 직함 또는 공직과 관련된 권한을 이용해 제품, 서비스 또는 기업을 보증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경제매체 CNBC는 20일 “러트닉 장관이 테슬라 주식 매수를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권고했다고 전하면서 미국 대통령의 경우 연방 이해충돌 규칙에서 면제되지만, 장관의 이런 발언은 해당 규칙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 테슬라 차들을 전시하고 직접 시승·구매하는 등 테슬라 살리기에 나선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사우스 포티코에서 테슬라 차량에 앉아 취재진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
테슬라, 악재 어디까지…주가 올들어 39% 폭락

테슬라는 계속된 악재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이날 오후 2시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40% 내린 232.55달러에 거래됐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39% 하락했다.

영국 한 지하철 내부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나치식 경례와 추락하는 테슬라 주가 그래프를 합성한 풍자 그림이 걸려 있다. [SNS 갈무리]

테슬라는 판매부진에서 노조 반발까지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독일 금속산업노조(IG메탈)는 테슬라 독일 공장의 근로자들에 대해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서에 서명했다. 서명서에는 공장 근로자들의 휴식 시간 확대, 인력 배치 개선 등을 요구안이 담겼다.

IG메탈은 근로자 3000명이상이 업무와 관련해 허리 통증 등 신체적 문제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독일에서의 테슬라 공장 근로자 90%가 넘는 규모라고 IG메탈은 전했다.

FT는 “머스크가 독일도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이후 독일에서 테슬라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테슬라 유럽 공장의 근로 조건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미트패킹지구에 있는 쇼룸에서 한 운전자가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탑승해 있다. [로이터]

테슬라는 최근 외장 패널 문제로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4만여대를 리콜하기도 했다.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주행 중 분리될 수 있는 외장 패널 수리를 위해 리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이버트럭은 테슬라가 생산에 수년간 난항을 겪은 모델로, 2023년 11월부터 주문 고객에게 인도되기 시작했으나 이후 리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머스크와 테슬라가 머스크의 정부효율부 활동으로 반대 측의 불매운동과 물리적인 공격도 받았다.

영국 웨일스 블랙록샌즈 해변에 ‘테슬라를 사지 마세요’라는 메시지가 작성됐다. 가로 250m, 세로 150m에 달하는 대형 글자 옆에 ‘나치식 경례’를 하는 일론 머스크 CEO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다. 테슬라 차주가 ‘모델3’에 갈퀴를 달아 작성했다. [데일리메일 갈무리]

월가에서도 머스크가 테슬라 CEO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지배적이다.

미 금융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가의 가장 유명한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머스크가 DOGE 업무로 주의를 돌린 탓에 테슬라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는 위기를 지나고 있고,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 바로 머스크”라며 “머스크가 이 위기를 끝내고 이것이 앞으로 몇 년 동안 훨씬 더 큰 블랙스완(발생 가능성이 낮은 이례적 사건)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려면 두 가지 할 일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머스크가 다음 분기 실적 발표 때까지 DOGE 일뿐만 아니라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저가 전기차와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 일정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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