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전력' KIA, 연속 우승으로 '왕조' 도전
[양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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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 KIA 박재현(왼쪽) 등 선수들이 11-5 승리로 경기를 마치고 이범호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시즌이 시작되자 이범호 감독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40대 초반의 초보 감독이 타이거즈의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물론 MVP 김도영과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 10년 연속 170이닝에 빛나는 '대투수' 양현종 등 선수들의 활약도 있었지만 '형님 리더십'을 통해 팀 전력을 극대화한 이범호 감독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우승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해태 시절이던 1996~1997년 이후 30년 가까이 연속 시즌 우승이 없었던 KIA는 올 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해 새로운 왕조를 건설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실제로 KIA는 지난 겨울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고 국가대표 출신 불펜투수 조상우를 영입하는 등 전력보강에 박차를 가했다. 올 시즌에도 많은 야구팬들로부터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 받는 KIA는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13번째 우승을 선물할 수 있을까.
[투수진] 선발부터 불펜까지 빈 틈이 없다
지난해 KIA의 1선발로 활약한 네일은 26경기에서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냈다. 시즌 후반 타구에 턱을 맞는 부상을 당하면서 정규리그를 일찍 접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복귀해 2경기에서 10.2이닝3실점(1승2.53)으로 호투하며 KIA의 우승을 이끌었다. 네일은 시즌이 끝나고 KIA와 총액 180만 달러에 재계약하면서 올해도 KIA의 에이스로 활약할 예정이다.
네일의 맹활약에 비해 윌 크로우와 캠 알드레드, 에릭 라우어로 이어지는 나머지 3명의 외국인 투수는 단 10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이에 KIA는 2024년 12월 빅리그 3년 동안 통산 5승13패6.54의 성적을 올렸던 우완 아담 올러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빅리그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올러는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합쳐 통산 116번의 선발 경험이 있는 만큼 올 시즌 네일과 선발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KBO리그 역대 다승 2위(179승) 양현종은 2014년부터 작년까지 10년 연속 170이닝 소화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미국에 진출했던 2021년 제외). 하지만 양현종도 어느덧 만 37세의 노장이 된 만큼 올해부터는 투구 이닝보다 꾸준한 등판에 초점을 맞춰 시즌을 치를 계획이다. 2023년8승, 2024년 7승을 기록했던 윤영철은 올해 생애 첫 두 자리 승에 도전하고 김도현은 시즌 초반 5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2020년 KIA에 입단해 2021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정해영은 지난해 2승3패31세이브1홀드2.49의 성적으로 리그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올해도 KIA가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정해영도 자연스럽게 많은 세이브 기회을 얻을 수 있다. 전년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국가대표 출신 불펜투수 조상우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은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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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시즌 KIA 타이거즈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
ⓒ 양형석 |
KIA는 2024시즌 김도영(.347)과 김선빈(.310), 소크라테스 브리토(.310), 박찬호(.307)까지 4명의 3할타자를 배출하면서 팀 타율 .301를 기록했다. 이들 말고도 최원준(.292)과 나성범(.291), 이우성(.288), 최형우(.280) 등 그야말로 쉬어갈 곳 없는 '공포의 타선'을 자랑했다. 그럼에도 KIA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3년 동안 타율 .302 63홈런270타점266득점을 기록했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KIA가 검증된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대신 영입한 선수는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한 미국 출신의 우타거포 패트릭 위즈덤이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 빅리그에서 7년간 455경기에 출전한 위즈덤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카고 컵스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며 3년 연속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다. 물론 KIA에는 리그 최고의 3루수 김도영이 있기 때문에 위즈덤은 올 시즌 1루수로 나설 예정이다.
2024년 KBO리그는 '김도영의 해'였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김도영은 정규리그 MVP와 골든글러브, 단일시즌 최다득점(143점), 타이거즈 역대 최고 장타율(.647),역대 최초의 월간 10-10클럽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기록을 세웠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김도영이 프로 4년 차를 맞는 만 21세의 젊은 선수라는 점인데 김도영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지켜보는 것은 야구 팬들의 최대 관심사다.
우익수와 중견수를 오간 최원준은 136경기에서 타율 .292 128안타9홈런56타점75득점21도루의 성적으로 아쉽게 3할 타율과 10홈런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9번타자로 출전한 경기가 많았음을 고려하면 충분히 뛰어난 성적을 올린 셈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는 최원준은 올 시즌 박찬호와 함께 테이블세터로 활약하며 작년을 능가하는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 한다.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주전들이 정해진 KIA에서 그나마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은 좌익수다. 1루수로 활약하며 타율 .288 9홈런54타점56득점을 기록했던 이우성이 위즈덤이 가세하면서 좌익수로 돌아갈 예정이고 스프링캠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이창진도 주전 후보 중 한 명이다. 여기에 신인 외야수 박재현이 시범경기에서 타율 .417(12타수5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주목할 선수] KIA 마운드에 날개 달아줄 이의리
2024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KIA는 올 시즌에도 많은 야구팬들로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힐 만큼 투타에서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실제로 현재 KIA의 전력은 약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다른 팀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한 KIA는 놀랍게도 현재 완전한 전력이 아니다. 양현종의 뒤를 이을 KIA의 차세대 좌완 에이스 이의리가 복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키 시즌 19경기에서 4승5패3.61의 성적으로 신인왕에 선정된 이의리는 2022년 10승10패3.86, 2023년11승7패3.96을 기록하며 KIA의 핵심 선발투수로 꾸준히 성장했다. 2023년 논란 끝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지만 이의리가 한국야구를 대표할 좌완 선발로 활약할 거라는 사실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승승장구하던 이의리는 지난해 처음으로 제동이 걸렸다. 4경기에 등판한 이의리는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결국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다만 KIA는 이의리가 이탈했음에도 강력한 타격의 힘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의리의 공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수술을 전후로 군입대를 고려하기도 했던 이의리는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을 목표로 입대 대신 재활을 선택했다.
2024년 6월 수술을 받은 이의리는 현재 라이브 피칭을 하면서 투구감각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KIA 입장에서는 이의리를 급하게 복귀시킬 필요는 없고 이의리 역시 복귀를 서두르기 보다는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해 마운드에서 100%의 투구를 보여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 만약 이의리가 투수들이 지쳐가는 여름에 복귀해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인다면 KIA 마운드는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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