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명 뽑았는데 결정적 순간 '양현준 라이트백' 카드…빛바랜 2선 경쟁과 홍명보 용병술

김희준 기자 2025. 3.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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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은 평소보다 많은 인원을 뽑았음에도 요상한 용병술로 그 의미를 퇴색시켰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7차전을 치러 오만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38분 중앙 미드필더 백승호가 부상으로 나가자 홍 감독은 이강인을 투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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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홍명보 감독은 평소보다 많은 인원을 뽑았음에도 요상한 용병술로 그 의미를 퇴색시켰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7차전을 치러 오만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승점 15점으로 조 1위를 유지했지만, 경쟁팀과 격차를 확실히 벌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3월 A매치를 앞두고 홍 감독은 대표팀에 28명을 차출했다. 대표팀에는 보통 주요 국제 대회 표준 규격인 26명을 뽑는 게 일반적인데, 그보다 2명이 많은 인원을 선발했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한 이유로 주전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경고 트러블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우선 후자가 제대로 실현됐는지는 의문이 있다. 현재 대표팀에서 경고 트러블에 걸린 선수는 이강인, 이재성, 황인범, 박용우, 설영우, 조유민이다. 2선 2명, 중원 2명, 수비진 2명이다. 그런데 28인 대표팀 명단은 2선만 9명으로 상당히 많아졌을 뿐 중원과 수비진에 특별한 보강이 없었다. 중원은 2선과 3선을 오가는 이동경으로, 수비진은 센터백과 풀백을 오가는 박승욱으로 일석이조(?)를 노린 모양새다.


그래도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해져 교체 자원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졌다면 대표팀이 28명을 모은 이유가 어느 정도 실현된 거나 다름없다. 18일 늦게 귀국한 황인범, 설영우, 이강인을 제외하면 홍 감독이 선수들을 점검할 시간이 이틀 있었고, 상기한 세 선수는 원래 팀 핵심이라 컨디션 정도만 확인하면 되는 자원들이었다.


홍명보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우선 벤치 멤버 구성에는 홍 감독의 고민이 어느 정도 녹아든 모양새였다. 부상으로 빠진 정승현, 황인범과 함께 엄지성, 이동경, 황재원이 벤치 멤버에 들지 못했다. 황재원은 정승현 부상으로 멀티 자원인 박승욱보다 후순위가 됐다. 엄지성과 이동경은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2선에서 밀려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교체 카드 사용은 보수적이었다. 전반 38분 중앙 미드필더 백승호가 부상으로 나가자 홍 감독은 이강인을 투입시켰다. 이강인을 3선에 배치하는 것 자체는 충분히 모험적이었지만, 이강인을 선택한 건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전술에 끼워맞춘 것에 가까웠다. 다행히 그 때 경기 흐름에서 필요한 선수가 이강인이었기 때문에 용병술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며 선제골까지 나왔다.


후반 들어 홍 감독은 주민규와 오세훈을, 황희찬과 배준호를 교체하며 좋게 말하면 상식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판에 박힌 용병술을 가동했다. 단순히 선수만 갈아끼우는 교체여서 투입 후 몇 분을 제외하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양현준(왼쪽,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1-1로 맞서며 득점이 필요했을 때는 황당한 교체도 나왔다. 후반 40분 이태석과 발목 부상을 당한 이강인을 대신해 오현규와 양현준이 들어갔다.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빼고 스트라이커와 윙어를 넣는 공격적인 교체로 보였다. 실제로 오현규는 오세훈과 투톱을 이뤄 상대 골문을 겨냥했다.


반면 양현준은 마냥 윙어처럼 올라서는 대신 라이트백에 가깝게 움직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썼던 묘수와 비슷했는데 그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최근 셀틱에서 양현준이 공격적으로 전성기를 맞았다는 걸 감안할 때는 명백한 실책이었다. 용병술은 평시가 아니라 위기에 더욱 빛나는 법인데, 이번 경기 홍 감독의 용병술은 위기를 타개하지 못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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