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사이버 레커… 영화 단골 소재된 씁쓸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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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는 게 신기해. 뉴스 보면 사건, 사고 많잖아. 그게 남 일 같지가 않아.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거든."
거대담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실생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일,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다뤘다는 점에서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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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공감
문제 고민하게 만드는 장점도 있어
창작자 경험 녹여 리얼리티도 살려
“난 사는 게 신기해. 뉴스 보면 사건, 사고 많잖아. 그게 남 일 같지가 않아.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거든.”
지난달 개봉한 영화 ‘백수아파트’의 주인공 거울(경수진)이 말한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조명한 영화는 거울이 재건축 문제로 시끄러운 백세아파트에 이사 오면서 시작된다. 오전 4시마다 울리는 정체불명의 소리 때문에 아파트 입주민들은 불편을 토로하고, 거울은 층간소음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나선다.
사회 문제들을 다룬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캐릭터와 배경 묘사는 현실적이고,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허구와 실제를 구분해내기 어렵다. 거대담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실생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일,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다뤘다는 점에서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층간소음은 대표적인 ‘현실 밀착형 스릴러’의 소재가 됐다. 올해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 역시 ‘국민평형’ 84㎡(32평) 아파트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층간소음 문제를 다뤘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은 30대 직장인 우성(강하늘)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점점 극한의 상황으로 몰리는 과정을 그렸다.
‘고자극 콘텐츠’가 난무하고 ‘사이버 레커’ 문제가 심각해진 시대를 반영하는 영화도 나왔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스릴러물 ‘스트리밍’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강하늘)이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1위 스트리머는 후원과 광고를 통해 얻은 수익을 독차지할 수 있다. 돈과 직결되는 관심을 얻을 수 있다면 무슨 짓도 일삼을 수 있는 세계다. 우상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인 선택을 하고, 방송을 지켜보던 범인은 우상의 행동에 자극받아 ‘진화’한다.
매일 아침 배송되는 택배 속에 내가 주문한 물건이 아니라 폭탄이 들어있다면 어떨까. 오는 26일 개봉하는 ‘라스트 마일’은 이같은 공포를 스크린에 펼쳤다. 유통 업계의 연중 최대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되기 전날, 전국 곳곳에서 폭탄이 연이어 터지며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는다. 폭탄의 공통점은 세계 최대 쇼핑 사이트인 데일리 패스트에서 배송된 물건이라는 점이다.
현실 밀착형 소재를 다룬 장르물은 관객들을 더 오싹하게 만들지만, 일상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는 순기능이 있다. 창작자 개인의 경험을 녹여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스트리밍’을 연출한 조장호 감독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개인 방송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시나리오를 구상하기 시작했다”며 “사회적으로 크게 번지는 이슈나 현상들이 있을 때 이를 범죄, 스릴러 영화 소재로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이 소재를 영화로 만든 건 자연스러운 계기”라고 밝혔다.
‘백수아파트’를 만든 이루다 감독은 “층간소음을 심하게 겪었다. 소음이 없어지면 얼마나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는지 느꼈다”며 “우리 주변에 삶의 질을 떨어지게 하는 어떤 것들, 특히 안전에 관한 것들을 연대의 힘으로 극복해나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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