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인간 저널리스트 가치 커져"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2025. 3. 20. 17: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공지능(AI) 혁명은 과거 기술혁명과 다릅니다. AI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행위 주체자(agent)이기 때문이죠. 인류가 이제까지 만들었던 기술과 발명품을 제어했듯이 AI를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을 다녀왔고 이제 중국에 갈 건데, AI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인과 정치인들에게 '왜 이렇게 빠르게 가느냐'고 질문합니다. 이 질문엔 항상 답이 똑같아요. 천천히 신중하게 가야 하는 걸 알지만 경쟁자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속도를 낸다는 것이죠. 사람은 믿지 못하지만 AI는 믿는다고 하니 참으로 '신뢰의 역설'이 아닐 수 없어요."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년 만에 한국 찾은 '사피엔스' '넥스트' 저자 유발 하라리
AI혁명 진행속도 매우 빨라
재앙 되지 않게 인류 힘써야
알고리즘은 진실 관심없어
분노 버튼으로 갈등 극대화
민주주의 체제 지켜내려면
언론·사법 역할 점점 중요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발 하라리. 김영사

"인공지능(AI) 혁명은 과거 기술혁명과 다릅니다. AI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행위 주체자(agent)이기 때문이죠. 인류가 이제까지 만들었던 기술과 발명품을 제어했듯이 AI를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초대형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와 최근 신작 '넥서스'(김영사)를 펴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49)는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AI 혁명의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인간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재앙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간 홍보를 위해 아시아 투어 중인 그는 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미국과 유럽, 일본을 다녀왔고 이제 중국에 갈 건데, AI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인과 정치인들에게 '왜 이렇게 빠르게 가느냐'고 질문합니다. 이 질문엔 항상 답이 똑같아요. 천천히 신중하게 가야 하는 걸 알지만 경쟁자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속도를 낸다는 것이죠. 사람은 믿지 못하지만 AI는 믿는다고 하니 참으로 '신뢰의 역설'이 아닐 수 없어요."

그는 "인간이 먼저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다음 AI 혁명을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가져가는 게 목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피엔스'의 성공은 유럽 중세 군대사를 전공한 그를 우리 시대 대표 사상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오늘날 이런 자리에서 AI와 사이보그를 이야기하는 것은 저한테도 놀라운 일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과거를 공부하는 게 아니라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지요. '인류가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맞닥뜨린 시점'인 지금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소셜미디어의 폐해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미디어의 핵심은 '정보가 신뢰할 만한가'에 있습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는 어이없게도 정보를 거를 메커니즘이 없어요. 엔터테인먼트와 뉴스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알고리즘은 진실에 관심이 없고,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을 가장 많이 추천합니다. 참여도가 높다는 것은 분노를 비롯한 감정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콘텐츠인 거죠."

그는 "AI가 만드는 정보는 대부분 쓰레기다. 판타지와 망상, 거짓말로 가득하다"며 "인간 저널리스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진실은 비싸고, 복잡하고, 불쾌하지만 허구는 값싸고, 단순하고, 매력적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지금의 남편을 23년 전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만났다. 당시만 해도 이스라엘은 동성애 혐오 사회여서 다른 동성애자를 만나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며 "알고리즘이 우리를 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의 심리적·사회적 욕구를 증진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계엄 사태에 관한 질문에도 "솔직히 놀라지 않았다"는 답변이 나왔다. "민주주의 역사에서 늘 있던 문제입니다. 계엄·쿠데타가 군대에 의해 일어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친위 쿠데타', 즉 정부나 집권 정당에 의해 훨씬 많이 일어납니다."

그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독재자는 처음에는 법을 이용해 권력을 잡지만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법 자체를 파괴한다"며 "자유로운 언론과 독립된 사법부가 없다면 선거는 언제든지 조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의 독재자들에게는 매뉴얼이 있어요. 우선 언론을 파괴하고, 법원을 파괴합니다. 그렇게 되면 선거라는 것은 의미가 없고 형식적인 행위가 돼버리죠."

[이향휘 선임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