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연어 보내기 생태 축제 열린다
[김태진 기자]
매년 봄이 되면 양양 남대천에서는 특별한 장관이 펼쳐집니다. 바로 '아기 연어 보내기 행사'입니다. 4월 5일부터 시작되는 이 행사는 양양군이 연어 자원을 보호하고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중요한 행사로, 수많은 어린 연어들이 바다로 떠나는 광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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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연어 보내기 행사 어린이들이 아기 연어를 남대천에 보내주고 있다 |
ⓒ 한국수산공단 |
매년 가을, 양양의 남대천은 특별한 손님을 맞이합니다. 붉은 물결처럼 굽이치는 강물을 힘차게 거슬러 오르는 연어 떼의 장관은 양양의 대표적인 가을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 놀라운 자연의 드라마는 단순한 현상을 넘어, 생명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연어의 귀환은 마치 오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태평양의 거친 파도를 헤치고, 포식자들의 위협을 피해 수천 킬로미터를 달려온 이 작은 영웅들은 어떻게 그들의 고향, 양양을 찾아올 수 있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연어의 놀라운 능력과 양양 남대천의 특별한 환경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어의 회귀는 양양의 생태계와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연어는 단순한 식량 자원을 넘어, 양양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연어의 주기적인 회귀는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지속성을 상징하며, 이는 양양 사람들에게 큰 경외심과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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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대천 연어가 올라오는 물길 |
ⓒ 김태진 |
2. 적합한 강바닥 구조: 남대천의 자갈바닥은 연어가 알을 낳고 보호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자갈 사이의 틈은 연어 알을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고, 적절한 수량의 물이 흐르게 하여 알에 산소를 공급합니다. 연어는 꼬리로 자갈을 파내어 '둥지'를 만들고 그곳에 알을 낳습니다. 산란 후에는 다시 자갈로 알을 덮어 보호합니다. 남대천의 자갈 크기(대체로 2~10cm)는 이러한 연어의 산란 행동에 이상적입니다. 자갈 사이의 틈은 물의 흐름을 조절하여 알에 산소를 공급하고, 포식자로부터 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3. 기수역의 존재: 하구의 기수역은 연어가 해수에서 담수로 적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지역은 연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이동할 때 겪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완충 지대 역할을 합니다. 기수역에서 연어는 점진적으로 체내 염분 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삼투압 조절이라고 하며, 연어가 바다에서 민물로 이동할 때 겪는 가장 큰 생리적 변화 중 하나입니다. 남대천의 넓은 기수역은 연어에게 이 적응 과정을 위한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합니다. 기수역은 또한 다양한 먹이자원을 제공하여, 연어가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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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대천 연어가 산란하는 강물 |
ⓒ 김태진 |
첫 번째 이유는 그들의 타고난 회귀 본능 때문입니다. 이 본능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물 냄새 기억: 어린 연어는 태어난 강의 독특한 화학적 성분을 기억합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고향집 냄새를 기억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연어의 후각은 매우 예민해서 수백만 분의 1의 농도 차이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연어가 강물의 미네랄 성분, 주변 식물의 향, 심지어 그 지역 특유의 미생물까지 기억한다고 추측합니다. 이 복합적인 '향기'는 강마다 고유하여, 연어에게는 일종의 지문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양양 남대천의 물에는 특정 미네랄과 미생물이 포함되어 있어, 연어는 이를 통해 자신의 고향을 정확히 찾아올 수 있습니다.
2. 지구 자기장 감지: 연어는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광활한 바다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양양을 향해 헤엄칠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처럼, 연어는 지구 자기장을 자신만의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연어의 머리에는 자철석이라는 미세한 자성 입자가 있어, 이를 통해 지구 자기장의 방향과 강도를 감지합니다. 이 능력은 특히 대양을 횡단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연어는 이 '내부 나침반'을 이용해 대략적인 방향을 잡고, 고향 근처에 도달하면 후각을 이용해 정확한 위치를 찾아갑니다. 과학자들은 연어가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감지하여, 지구의 자기극이 변할 때도 이를 통해 방향을 수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3. 유전적 프로그래밍: 연어의 DNA에는 회귀 경로가 프로그래밍 되어 있어, 본능적으로 고향을 찾아갑니다. 이는 수천 년에 걸친 진화의 결과로, 연어가 자신의 종을 보존하기 위해 발달시킨 놀라운 능력입니다. 이 유전적 프로그래밍은 연어가 태어난 강의 특성, 이동 경로, 심지어 회귀 시기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양양 남대천의 연어들은 대체로 9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돌아오는데, 이 시기는 강의 수온과 수량이 산란에 가장 적합한 때입니다. 유전적 프로그래밍은 연어가 특정 환경에 적응하고, 그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연어의 회귀 성공률은 약 1%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이는 긴 여정 동안 직면하는 다양한 위험과 장애물 때문입니다. 포식자들의 위협, 환경 오염, 댐과 같은 인공 구조물 그리고 기후 변화로 인한 해류와 수온의 변화 등 수많은 위험이 연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어의 회귀 성공률이 낮은 이유는 다양한 위험 요소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태평양에서는 범고래, 바다사자, 상어 등이 연어를 사냥합니다. 또한,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환경 오염은 연어의 건강을 해치고, 댐과 같은 인공 구조물은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기후 변화는 해류와 수온을 바꿔, 연어의 이동 경로와 산란 시기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연어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일체의 먹이 섭취를 중단하고 자신이 태어난 자리에서 후손을 번식하는 일에만 열중합니다. 이러한 헌신적인 행동은 생태계의 순환과 종의 보존을 위한 자연의 놀라운 설계를 보여줍니다.
양양군과 동해생명자원센터(구 양양연어사업소)는 연어의 회귀를 돕고 개체 수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동해생명자원센터를 중심으로 한 연어 방류사업은 지난 50년간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1. 방류사업의 역사와 성과: 1968년 정부가 연어자원 방류사업을 시작한 이래, 양양은 국내 연어 보호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초기에는 규모가 작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1970년대 초 연간 약 30만 5,000마리에 불과하던 방류량이, 1985년 양양어류종묘배양장(현 동해생명자원센터의 전신) 설립 이후 213만 마리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최근에는 더욱 늘어나 2014년 2,100만 마리, 2018년 1,071만 마리의 어린 연어를 방류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연어의 회귀 마릿수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1968년 연간 95마리에 불과하던 회귀 연어 수가 2014-2016년에는 매년 약 10만 마리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50년 사이에 회귀 연어 수가 1,052배 늘어난 놀라운 성과입니다.
2. 첨단 기술 도입: 최근에는 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하여 방류 연어의 회귀율과 생애주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정란 부화 시 물 온도를 조절해 연어의 머리 뼈에 나이테 모양을 만드는 기술을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연어의 나이와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전자 분석 기술을 이용해 각 개체군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효과적인 보존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연어의 생태와 행동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효율적인 보호와 관리 방안을 제공합니다.
3. 자연산란장 조성: 최근 양양군은 국내 최초로 연어 자연산란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어의 자연 산란을 돕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자연산란장은 인공적인 방류에만 의존하지 않고, 연어가 스스로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더 건강하고 다양한 유전자 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연산란장은 연어의 자연적인 번식 과정을 지원하며, 생태계의 복원과 보전에 기여합니다.
4. 지속적인 모니터링: 연어의 회귀 상황과 남대천의 생태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환경 변화가 연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필요한 보호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링은 수질 검사, 연어 개체 수 조사, 산란 현황 파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데이터는 연어 보호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남대천의 수질 변화를 주기적으로 검사하여 오염 물질의 유입을 방지하고, 연어의 산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합니다. 또한, 연어의 회귀 마릿수를 정확히 파악하여, 방류 사업의 효과를 평가하고 필요한 조정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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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어덕장 연어를 훈연하는 모습 |
ⓒ 김태진 |
4월 5일부터 시작되는 '아기 연어 보내기 행사'는 이러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 이번 봄, 양양 남대천을 찾아 수천 마리의 어린 연어들이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와 함께, 오산리 선사 유적지와 같은 연어와 인간이 함께 만들어온 오랜 이야기를 돌아보며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우리의 역할을 고민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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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보내기축제 포스터 |
ⓒ 양양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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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연어보내기축제 참가신청 |
ⓒ 양양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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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연어보내기축제 일정표 |
ⓒ 양양문화재단 |
덧붙이는 글 | 양양군 관광앱 고고양양에 가입하셔야 아기 연어 축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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