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존의 미래 ‘어나프라주’…美 임상3상 비용 감당 어떻게?
비보존제약이 사활을 걸고 개발한 비마약성진통제 '어나프라주'가 오는 6월 국내 출시될 예정이어서 회사 안팎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더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 연내 미국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재개한다는 구상인데, 막대한 임상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비보존제약이 지난해 12월 국산 38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어나프라주는 수술 후 중등도에서 중증의 급성 통증 조절에 사용되는 비마약성 진통 주사제다. 신경계에서 통증 전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글라이신 수송체2형(GlyT2)과 세로토닌 수용체2a(5HT2a)를 동시에 억제해 통증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원리다. 개발에 나선 지 15년 만에 완성했다. 회사 측은 올해 6월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는 약 1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와 더불어 비보존제약은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 때문에 중단했던 미국 임상 3상 시험을 연내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가질 수 있으므로 회사로선 꼭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오피오이드 계열 마약성 진통제 남용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꼽혀왔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다만 비보존제약이 미국 임상을 진행하려면 엄청난 자금 부담을 감당해내야 한다. 최근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의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 '저나백스(성분명 수제트리진)'의 임상 3상에는 약 1100명의 피험자가 참여했다. 미국 임상 3상의 1인당 비용이 최소 4만달러에서 최대 10만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6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미국 보건당국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통증 및 마취 분야의 단일 3상 임상시험 평균 비용은 약 5290만달러(약 700억원)다. 비보존제약 역시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면, 수백억원의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감사보고서 기준 비보존제약의 연구개발비는 약 27억원이다. 최근 3년간 연구개발비 또한 20억원대에 그친다. 미국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연구개발비를 충분히 투입할 만큼 여유롭지는 않다. 지난해 비보존제약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876억원, 영업이익은 2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부터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수 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미국 임상 비용을 자체 자금만으로 충당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2022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자본잠식 상태도 문제다. 지난해 말 기준 비보존제약의 자본총계는 1064억원으로 자본금 1252억원보다 적다. 자본잠식은 적자(결손금)가 누적되면서 자기자본이 감소하는 현상으로 기업의 재무적 건전성이 악화됐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신규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재무 안정화 전략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보존제약은 우선 기술수출을 통해 임상시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국내 품목허가 이후 다양한 해외 기업들과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한 중국 기업과는 5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전략적 투자 유치나 전환사채(CB) 발행 등 추가적인 자금조달 방안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임상 3상 비용 마련을 위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로선 임상 설계를 준비하는 단계이므로, 구체적인 규모나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 유치 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연내 어나프라주 출시를 통한 매출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기존 전문의약품들도 성장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옥현 기자 (okh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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