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행 몸조심' 발언에 정부도 부글…'벚꽃 추경' 적신호

이재명, 崔대행 향해 "몸조심" 발언
"崔 국정운영 전념"…내부선 불만
국정 불확실…政, 추경안 편성 난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몸조심 발언' 이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별도 입장 없이 일정을 소화 중이지만 정부 내부에선 불만이 누적되는 분위기다. 최 대행을 국정협의회에서 배제한 것에 이어 협박성 발언까지 내놓는 것은 도가 지나쳤다는 게 정부 인식이다. 최 대행 체제 하에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여·야·정 협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최 대행은 이날 오전까지 정치권에 대한 특별한 메시지 없이 경제, 정책 관련 기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권한대행은 안정된 국정 운영에 전념 중"이라며 "민주당이 선을 넘더라도 정부도 같이 넘을 순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최후통첩을 한 지도 하루가 지났지만 최 대행은 여기에 대해서도 여전히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 현장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다만 정부 내부에선 민주당을 향한 불만이 쌓이는 모습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국정 운영이 중요한 만큼 내색은 하지 않지만 '최 대행 흔들기'가 너무 심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정부 관계자는 "보수, 진보를 떠나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최 대행을 국정협의회에서 배제하고 있는 것을 두고도 최 대행은 "유감"이라고만 표현했으나 내부에선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과 최 대행 간 갈등이 커지면서 국정 불확실성도 짙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최 대행을 탄핵소추할 경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행 역할을 하게 된다. '권한대행의 대행의 대행' 체제가 되는 만큼 정부의 국정 주도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부총리가 마 후보자를 임명하며 야당과 협치를 꾀할지도 예측하기 힘들다.

당장 민생과 직결된 추경 편성이 문제다. 여야는 지난 18일 원내대표 회동 이후 정부에 이달 중으로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을 편성하려면 여러 부처가 같이 일을 해야 하는데 여야 가이드라인도 없이 만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통과도 안 될 것"이라며 "국정협의회에서 논의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부 없이 추경을 논의하는 것은 사실상 안 하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