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꾹 닫은 헌재…尹 탄핵선고 다음주로 넘길 듯
"평의 원활하지 않을 수도"
법조계 등에서 각종 분석 난무
이재명은 26일 항소심 선고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 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헌재는 20일 오전까지도 선고 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통상 2~3일 전 공개해 온 전례로 미뤄 선고는 다음 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토요일인 23일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는 100일째를 맞게 된다. 종전에 가장 길었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기간인 91일을 훌쩍 넘긴 것이다. 헌재가 변론을 종결한 날(2월 25일)부터 따져도 23일이 지나가고 있다. ‘헌재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법조계와 헌재 주변에선 각종 분석과 설(說)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헌재 재판관들은 헌법연구관들이 참여한 탄핵심판 태스크포스(TF)에서 정리한 보고서를 돌려보며 쟁점을 정리했고, 국회 측이 제시한 5가지 쟁점을 두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듭했다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인용, 기각 등 여러 버전의 결정문 초안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아직 쟁점과 관련한 정리마저 끝나지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연히 재판관들의 의견을 모으는 평결이나 결정문 작성도 아직이라는 것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 안에서 재판관들끼리 협의가 잘 됐다면 이미 선고가 나왔어야 하는데, 아직 선고 일자조차 공지되지 않는 것은 평의가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의견이 다르더라도 결정을 내릴 만큼 숙의가 충분히 됐어야 하는 건데, 여전히 격론을 벌이는 것 아닌가 짐작된다"고 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관 8명 가운데 몇 분이 자기 입장이 정리가 안 됐다고 하면, 더이상 진행이 어렵기 때문에 기다려주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혹시 8명 가운데 3명이 기각이나 각하로 기울어져 있는 경우라면 마은혁 후보자가 (임명돼 헌재 심리에) 들어오기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쟁점은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 ▲계엄 포고령 1호의 실체 ▲국회 활동 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지시 등 5가지나 된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관별로 쟁점 모두를 탄핵사유로 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일부만 인정된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조율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문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떤 재판관은 전부 탄핵 사유로 볼 수 있고, 누구는 4개로 볼 수도 있는데 그 나머지에 대한 의견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지연되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사건보다 먼저 변론이 끝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도 선고도 변수다. 한 총리 탄핵소추 이유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공모하거나 동조했다는 것인 만큼,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와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헌재 입장에서는 기각 가능성이 높은 한 총리 사건을 먼저 선고할 경우, 윤 대통령 사건의 탄핵 인용 결정문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인은 "윤 대통령과 한 총리 사건은 겹치는 부분이 있어 인용이든 기각이든 논리를 맞춰야 한다"면서 "재판부가 결정문을 동시에 쓰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절차를 둘러싼 문제 제기로 탄핵 반대 여론이 커진 있는 점이 재판부의 최종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절차적 흠결 없는 공정한 재판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결정문을 만드는 데 더 고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 변론 내내 적법 절차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다음 주 수요일인 26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항소심 선고도 예정돼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 주로 넘어갈 경우, 같은 주에 사법부에서 정치권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르는 일이 벌어진다. 이른바 ‘사법 슈퍼위크’다. 이 대표는 항소심 선고 일주일을 앞둔 19일 법원에 결백을 주장하는 30여쪽 분량의 ‘피고인 진술서’를 내면서 총력 대응에 나섰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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