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화 진행 중" "결함 있는 민주주의" 계엄 후폭풍이 평가에 담겼다[후퇴하는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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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국제 연구기관 보고서에는 공통적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가 정치·사회에 미친 악영향이 반영됐다.
EIU는 계엄 선포가 한국 민주주의의 짧은 역사(37년)를 보여주며 상대적 취약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연구소는 2023년 평가를 토대로 한 '2024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한국을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로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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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EIU "정치적 양극화 더욱 심화"
韓 짧은 민주주의 역사 취약성 보여줘
V-dem "2년 연속 독재화 진행 중인 나라"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국제 연구기관 보고서에는 공통적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가 정치·사회에 미친 악영향이 반영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전문분석기관(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은 '2024 민주주의 지수' 발표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EIU 지수에서 한국은 총점 10점 만점 중 7.75점을 기록, 2006년 지수 산출 이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순위도 22위(8.09점)를 기록했던 2023년보다 열 계단 하락한 32위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8점 이상 국가가 속하는 '완전한(full) 민주주의'가 아닌 '결함 있는(flawed) 민주주의'에 속하게 됐다.
민주주의 후퇴 주요 요인으로 비상계엄 사태가 지목됐다. EIU는 보고서에서 "계엄 사태 여파로 국회와 국민들 사이에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와 긴장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법원은 점점 정치에 개입하고 있으며, 법이 정치적 적(정적)을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계엄령 선포 시도의 후폭풍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IU는 계엄 선포가 한국 민주주의의 짧은 역사(37년)를 보여주며 상대적 취약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EIU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시도는 한국 정치 시스템의 제도적, 행태적 약점을 드러냈다"면서 "정당 간 뿌리 박힌 적대감과 타협의 부재는 한국 정치 시스템을 겉에서 볼 때보다 훨씬 더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극심한 양극화는 정치 폭력과 사회 불안을 초래할 위험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1789년부터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분석해 온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산하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는 한국을 자유 민주주의보다 한 단계 아래인 선거 민주주의 국가 체제로 분류했다.
연구소는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자유 민주주의 ▲선거 민주주의 ▲선거 독재주의 ▲폐쇄된 독립국가 등 총 네 단계로 분류한다. 선거 민주주의는 단체 결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등 여러 제도적 요소를 통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보장될 경우 획득한다. 여기에 개인의 자유 보호와 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 등이 추가돼야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될 수 있다. 한국은 지난해 비상계엄 여파가 반영되면서 강등됐다.
지난해 한국의 민주주의 전체 순위가 47위에서 41위로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윤석열 정부 집권 전인 2022년까지 20위권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2년간 순위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 28위를 기록했던 당시 지수 평균은 0.73점이었다. 2023년 지수 평균은 0.60점, 2024년 지수 평균은 0.63으로 지속적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각 항목별로는 2022년에 대비 지난해 공정한 선거(0.81점→0.73점), 자유주의(0.91점→0.87점), 숙의 민주주의(0.84점→0.81점) 부문에서 점수가 하락했다.
연구소는 2023년 평가를 토대로 한 '2024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한국을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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