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더티 15” 지목해 관세 위협… “보조금-환율조작 감안해 부과”
내달 2일 상호관세 조금씩 윤곽… 무역 흑자규모 큰 국가 집중 산정
한국 자동차-소고기 등 타깃 우려… 정국 혼란속 사전협상 쉽지않아
美, 中 반도체 우회 수출통제도 추진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서 드러난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미국은 대(對)미국 무역적자가 많은 이른바 ‘문제적 15%(Dirty 15)’ 국가의 관세 산정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으로, 관세 산정 시 이들 나라가 현재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뿐 아니라 각종 규제와 보조금 같은 ‘비관세 장벽’도 감안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주요 교역국에 각기 다른 관세율을 부과할 방침이다.
● 각국 규제-보조금-노동 관행도 관세 부과 시 고려
특히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약 30개국의 관세를 산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은 정량적 수치인 품목별 관세뿐 아니라 정성적 요소인 규제, 보조금, 노동 관행 등도 관세 부과 시 감안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4월 2일 관세 목록을 작성할 때 관세 수준, 비관세 장벽, 통화 조작, 불공정 자금 지원 등을 감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일 각 나라별로 천차만별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660억 달러(약 97조 원)의 무역흑자를 봤다. 한국이 미국의 8위 무역적자국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사실상 대미 관세가 0%인 만큼 상호 관세 부담에서 자유로울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비관세 장벽 등을 문제 삼으며 고율 상호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 산업계를 대상으로 불공정 무역 관행 의견을 접수한 결과 많은 미국 기업이 한국의 자동차(환경 관련 부품 규제 및 수입차 무작위 검증 절차), 축산(30개월 이상의 미국 소고기 수입 불허), 디지털(망 사용료 부과, 스크린쿼터제) 산업의 각종 규제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 사전 협상 불가능한 韓, 경쟁국에 밀릴 가능성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대미 관세를 대폭 낮추고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지난달 미국을 찾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도 비슷한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정치매체 더힐은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상호 관세가 각국이 미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의 수준을 훨씬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은 교역 상대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반면에 상대국은 미국의 요청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관세 작업의 실무를 USTR 직원 약 200명이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한 보호무역 성향으로 알려진 J D 밴스 미국 부통령도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같은 날 외국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 수출을 못 하도록 각국과의 무역 협정에 “우회수출 통제를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힌 점도 국내 반도체 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중국의 ‘고효율 저비용’ 인공지능(AI) 서비스 ‘딥시크’를 거론하며 “중국에 반도체를 판 이들은 우리의 생활 방식을 파괴하려고 적국을 돕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함께할지, 조금 더 많은 돈을 벌거나 조금 더 싼 물건을 사기 위해 영혼을 팔 것인지 결정하라”고 대중국 수출 통제 동참을 압박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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