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움추린’ 어깨는 ‘필’ 수 없어요
낮의 길이가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春分)’을 맞이하고 나니 비로소 추위가 한결 가시고 봄이 훌쩍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지난겨울 내내 추위로 웅크렸던 어깨가 유독 뻐근했는데, 따스해진 날씨에 굳었던 몸이 서서히 풀리는 기분이다. “겨우내 ‘움추렸던’ 어깨를 활짝 ‘피고’ 다니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꽤 있을 듯하다.
앞 문장엔 잘못된 표기가 두 군데 있다. ‘움추렸던’과 ‘피고’이다. 먼저 ‘움추린 어깨’를 보자. ‘움추린’은 ‘움추리다’를 활용한 표현 형태인데, ‘몸이나 몸의 일부를 몹시 오그려 작아지게 하다’라는 의미다. 그런데 바른 표기는 ‘움추리다’가 아닌 ‘움츠리다’다. ‘움츠리다’는 ‘움’에 있는 모음 ‘ㅜ’의 발음에 이끌려 뒤에 따라오는 ‘츠’ 역시 ‘추’로 쓰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오므리다’를 ‘오무리다’, ‘수그리다’를 ‘수구리다’로 쓰는 것 역시 앞에 오는 모음의 발음에 이끌려 뒤에 오는 모음을 잘못 쓰는 경우다. ‘움츠리다’ ‘오므리다’ ‘수그리다’가 바른 표현이란 걸 기억하자.
또 하나 ‘어깨를 활짝 피고’를 살펴보자. 많은 사람이 그리 쓰고 있지만, ‘굽은 것을 곧게 하다’란 의미의 단어는 ‘피다’가 아닌 ‘펴다’다. 따라서 ‘펴다’를 활용해 ‘어깨를 활짝 펴고’라고 해야 바른 형태다. ‘피다’는 “꽃이 피다” “숯이 피다” “살림이 피다” “얼굴이 피다” 등과 같이 쓰이는 단어다.
정리해 보면 “겨우내 움츠린 어깨를 활짝 펴고 다니겠다”라고 해야 맞춤법상 올바른 표기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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