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슈퍼맨이 아닙니다
[김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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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학기를 앞둔 2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 교직원들이 새 교과서 배부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2025.2.24 |
ⓒ 연합뉴스 |
학생도 교사도 과부하가 걸려 숨이 턱턱 막힌다고나 할까요? 교육청과 학교 차원에서 3월 업무를 줄인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아 보입니다.(일부에서는 70년대, 80년대 교실과 비교하며 뭘 힘들다고 아우성이냐고 하지만, 현재의 교실을 예전과 비교하면 안 되고, 교육 선진국, 아니 최소한 OECD 국가들과 비교, 분석해 평균 이상은 가도록 교육혁신/교실혁명에 매진해 '교육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교육은 교육논리로!
첫째, 교사가 새 학기 맡게 될 '학년, 담임, 반, 업무, 시간표' 등이 지금보다 조금 더 일찍 정해지면 좋겠습니다. 사실상 2월 말에 급하게 정하다 보니 제대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심지어 학생과 교사가 교과서를 3월에야 받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2학년 3반 담임교사로, 7개 반 문학/독서 수업을 하고, 업무는 학력평가입니다. 3월 초에 정말 번갯불에 콩 튀기듯이 뚝딱 진도 계획서, 수행평가 계획서 등 관련 서류 작성 및 제출, 학생들을 위한 OT자료 및 학습지 준비, 인쇄 의뢰... 담당 교과 업무로도 바쁘지만, 담임교사 업무는 일일이 말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둘째, 3월 공문과 행정업무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더욱 줄여야 합니다. 담임교사가 자기 반 아이 파악하기도 전에 장학생을 추천하라는 공문이 여러 건 오고, 교무/연구/창체부/학생부/정보부/예체능부/급식실/보건실/행정실/도서관까지 거의 모든 부서와 실에서 전달과 요구의 메시지가 한여름 소나기처럼 쏟아집니다. 하루 50개~100개가 넘는 말 그대로 '업무 폭탄' 앞에서 망연자실... 기한 안에 다 하려면 밥 먹을 시간, 화장실 갈 시간이 없을 정도입니다.
학기 초 현실이 이렇다 보니 시간 부족으로 정작 학생들이 자기소개할 시간이 없어, '자기소개서'를 유인물로 받고 있고, 교실에 필요한 청소용품 등 물품 신청할 시간을 놓치기도 합니다. 전달 사항 말하고, 학급 조직 및 교실 정비, 즉 좌석 배치, 정·부회장 선출, 청소당번 등 1인 1역 정하기, 멘토/독서/동아리 편성 등이 우선이기에.
셋째, 학급당 학생 수 과감하게 줄여야 합니다.(고교 25명 / 중 20명 / 초 15명 이내로) 제가 있는 학교는 강남, 목동도 아닌데 학급당 인원이 3학년 30명, 2학년 29명, 1학년 28명입니다. 반에 따라 다문화 학생이 3명에서 10명 있고, 장애학생도 있고, 1/3 정도는 솔직히 교육보다 상담과 치료를 요하는 학생입니다. 이른바 정서 위기, 경계선 아이들입니다. 이러한 교실에서 과연 교육부, 교육청이 요구하는 사고력, 창의성 신장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까요?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학교마다 학급수가 줄고 있습니다.(12개 학급을 운영하던 학교가 10개 학급으로 줄이고, 7개 학급을 또 줄이고) 학생 수가 줄면 학급수를 줄일 게 아니고 급당 인원을 줄여야 하거늘. 특수학교와 특성화고(8명 ~ 20명)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여 현재 학급당 인원이 적습니다. 일반고의 경우에도 다문화 학생과 위기 학생이 많은 학교에는 그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여 학급당 인원을 줄여주어야 하고 대안교실도 꼭 필요하고, 진로상담도 강화해야 합니다. 아울러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위해 신경정신과 진료도 받게 하여 마음 아픈 아이들이 조기에 진단 및 치료받도록 해야 합니다.
언어 소통과 한국어 문해력이 약한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다문화 학교'도 꼭 필요합니다. 현재 담임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와 상담하려면 통역하는 사람이 필요한 경우까지 있습니다.
아울러 특수교사 및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에 장애학생을 배정하면 학생도 교사도 어려움이 큽니다. 특수학교도 더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특수교사 및 특수학급 속히 확대해야 합니다. 생색내기로 하나, 또는 둘밖에 없는 승강기도 확대해야 하고.
넷째, 장학금 꼭 학교 통해야 할까요? 이미 주민센터 사회복지사가 집안의 숟가락을 셀 정도로 학생의 가정 경제 상황, 더 잘 알고 있는데, 왜 학교로 공문을 보내 장학생 후보 추천하라 할까요? 요즘은 개인정보 보호 및 인권 문제로 극빈 가정,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등을 파악하기도 조심스럽고, 어렵게 '담임교사 추천서' 써서 추천해도 꼭 되는 것도 아닙니다.(희망 고문으로 끝나기도 함) 이제 시대적 추세에 따라 서서히 장학금 및 학생복지 업무는 지자체에서 맡아 하면 좋겠습니다.
다섯째, 학부모총회와 학력평가, 꼭 3월에 해야 하나요? 가뜩이나 정신없이 바쁜데, 거의 모든 고교가 3월에 학부모총회와 학력평가(모의고사)를 실시합니다.
아직 학생과의 상담도 끝나지 않았는데, 많은 학교들이 학부모 임원을 선출한다는 명목으로 '학부모 상담 주간'을 운영합니다. 3월 중순, 학교에 오신 학부모님께 아이에 대해 깊이 있게 잘 알지도 못하는데 학부모 주간이라 학교에 오신 학부모님께 무엇을 말씀드려야 할까요?(작년 12명 신청) 결국 겉도는, 형식적인 얘기만 주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부모 면담은 4월이나 5월로 연기해도 되지 않을까요?
또한 3월 '학력평가(모의고사)'도 바쁜 3월보다는 진도도 좀 나가고 다소 안정된 4월부터 해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이렇게 학교 현장은 개선해야 할 것이 여전히 많습니다. 관행, 복지부동, 상명하달의 하향식 교육행정 벗어나 이제는 시대적 추세와 교육 만족도 높이기 위해서라도, 또한 영향력 있는 문화강국, 경제 강소국에 걸맞게 교육 분야도 선진화한다는(교육 선진국) 목표 아래 교육청, 교육부, 국회 등은 교육 주체와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발 빠른 노력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언론 창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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