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부동산 정책 실패 자인한 정부, 집값 안정에 최선을

2025. 3. 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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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르자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의 집값이 갑자기 오름세를 보인 것은 서울시가 지난달 12일 잠실·삼성·대치·청담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다.

서울 강남의 집값은 전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식으로 치면 '주도종목'이다.

정부를 믿고 최근 강남의 집을 매입한 실수요자들은 이번 조치로 집값이 하락하면 손해를 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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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용산 거래허가제 재지정 발표
집값 안정 위해 재산권 침해 불가피
박상우(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왼쪽)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를 마친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르자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갭투자(전세 낀 매매) 방지를 위해 조건부 전세대출도 제한한다. 정부와 서울시가 19일 합동으로 발표한 집값 급등 대책이다.

서울 강남의 집값이 갑자기 오름세를 보인 것은 서울시가 지난달 12일 잠실·삼성·대치·청담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다. 반시장적 규제라는 점이 해제 이유였지만, 겨우 한달 만에 잠잠하던 강남 집값에 불을 지르고 말았다.

서울시와 정부는 중대한 정책적 실수를 범했음을 이날 발표로 자인한 꼴이 되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재산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제도인 것은 맞지만, 집값 억제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서울시는 간과한 것이다. 거래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해제 사유는 틀린 게 없다. 그러나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지 못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다.

토지거래허가제가 겨냥하는 대상이 투기 수단으로 악용되는 일명 갭투자다. 지난 한달 동안 갭투자가 상당 부분 강남 지역에 유입됐을 것이다.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다시 시장을 옥죌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재지정 발표는 불가피한 조치다. 앞으로도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규제를 계속 유지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더 강화할 필요도 있다.

서울 강남의 집값은 전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식으로 치면 '주도종목'이다. 주도종목이 상승하면 그 여파가 다른 종목에까지 미쳐 결국에는 다른 종목들도 뒤를 따라 전체 시장이 오르게 된다. 또한 강남은 공급이 더 늘어날 수 없는 한정된 자원으로 언제나 대기수요가 있다고 봐야 한다. 어떤 계기가 생기면 빠른 시간에 집값이 오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강남 집값의 급등은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벌리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에도 이미 아파트 한채 값이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급등해 있던 터다. 반면 서울의 다른 지역이나 지방의 부동산 경기는 경제 불황으로 점점 식어 미분양 주택이 쌓이는 정반대 현상을 보였다. 따라서 부동산 정책은 지방의 규제를 풀고 부양책을 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야 했는데, 엉뚱하게 강남을 풀었으니 번지수를 잘못 찾은 셈이다.

강남 집값은 시기를 불문하고 강하게 규제해야 하고 토지거래허가제를 계속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때 강남에 적용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반시장적이라는 비판 이상으로 집값 억제 효과를 보여줬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도 더 큰 국가적 가치를 위해선 재산권을 비롯한 국민의 기본권도 제약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으로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다. 정부를 믿고 최근 강남의 집을 매입한 실수요자들은 이번 조치로 집값이 하락하면 손해를 볼 것이 분명하다. 벌써 정부를 비난하는 실수요자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의 피해를 산정하고 보상해 줄 마땅한 방법은 없다. 앞으로도 강남 집값을 예의주시하면서 섣불리 규제를 푸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도리어 규제를 지속하면서 안정책을 구사하는 게 맞는 방향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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