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명이 잠자던 중 사망, 인류에게 절망적으로 암울했던 하루

미니 2025. 3. 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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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시작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학살

[미니 기자]

 2025년 3월 18일, 이스라엘 남부의 한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전차가 가자지구를 떠나는 모습이 이스라엘 내부에서 포착되었다. 지난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하마스 당국은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 UPI=연합
제노사이드라는 말은 인종이나 종족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genos에 살인을 의미하는 라틴어 cide를 결합하여 만든 합성어로, 렘킨은 이 말을 통해 "한 국민이나 한 민족 집단ethnic group에 대한 파괴"를 개념화하고자 했다…렘킨은 나치 독일이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일으킨 전쟁은 전통적인 군대 간 전쟁이 아니라 "인민에 대한 전쟁a war against people"이라고 규정했다. - 최호근, <제노사이드 - 학살과 은폐의 역사>

2025년 3월 18일 화요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격을 또다시 시작해 이날 하루 최소 400명이 사망하고 5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무너진 건물에 깔려 있어 실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독립언론인 미들이스트아이(Middle East Eye)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스라엘은 주택과 학교 등을 폭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명의 난민이 생활하고 있던 알 타바인 학교도 그 가운데 하나였으며, 이 학교에서만 최소 2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전투기, 드론, 탱크 등을 이용한 이번 공격은 가자 지구 북부에 있는 자발리아, 중남부에 있는 칸유니스와 라파 등 인구가 밀집된 곳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휴전 없는 휴전
 2025년 3월 18일,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어린이들이 밤사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의 잔해 속을 걷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3월 18일, 이스라엘의 치명적인 가자지구 공습에 대한 전 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졌으며, 이스라엘은 인질을 송환하기 위해 군사 작전을 재개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 AFP=연합
2025년 1월 19일 하마스-이스라엘 사이의 휴전이 시작된 이후 양측은 각자 억류하고 있던 사람을 풀어주기도 했고, 이집트 등 외부에서 가자 지구로 들어가는 식량 등의 물품 공급이 재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월 들어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로의 구호 물품 반입을 차단한 것은 물론 전기 공급도 중단함으로써 가자 지구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었습니다.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아 3월 17일 이전에도 이미 150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휴전 이전의 공격이 워낙 거세어서, 공격이 계속되는데도 가자 지구 주민들은 상황이 좋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부서진 집을 청소하고, 망가진 학교에서 다시 수업을 시작하고, 거리에 쌓여 있는 건물 잔해를 치우는 등 전쟁 이전의 삶을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국제아동보호협회에 따르면 18일 하루 동안 최소 174명의 미성년자가 사망함으로써,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제노사이드를 시작한 이후 가장 피해가 큰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가자에서는 1만 8천 명 이상의 미성년자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습니다. 영양실조와 전염병, 질병 치료 및 의료 서비스 등의 문제로 더 많은 미성년자가 사망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휴전이 시작된 이후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이제 막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상태에서 이스라엘은 SNS 등을 통해 가자 주민들에게 다시 해당 지역에서 떠나라고 명령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습니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대사는 유엔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인질 석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반면, 네타냐후는 인질들의 생존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이 분명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동안 각종 부패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는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오늘은 인류에게 절망적으로 암울한 날입니다. 이스라엘은 뻔뻔스럽게도 가자 지구에 대한 폭격을 재개하여 최소 10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적어도 414명이 잠자던 중 사망했고, 단 몇 시간 만에 가족 전체를 전멸시켰습니다. 이스라엘의 과거 공격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싸우며 겨우 삶을 추스르고 있는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다시 한번 지옥 같은 폭격의 악몽에서 깨어났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도 성명을 발표하고 이스라엘에 군사 작전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즉각적인 휴전 복원을 촉구하며, 이스라엘에 가자 주민을 대상으로 한 파괴적인 군사 작전과 악몽 같은 대규모 폭격을 재개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봉쇄 해제를 촉구하며, 사람들이 기본 생필품과 구호 물품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부상자와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안전하고 존엄하게 귀환할 권리가 보장된다면 가자 지구 밖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2025년 3월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국방부 본부 앞에서 시위대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서 억류된 남은 인질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연합
18일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이번 공격이 "시작에 불과하다"며, 하마스를 파괴하고 억류된 사람이 풀려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뜻을 밝혔습니다. 외무장관 기드온 사르도 "하루 동안의 공격"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군사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인들은 예루살렘에서 시위를 벌이며 네타냐후가 하마스와 협상을 진척시키는 대신 억류된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집회 참가자 가운데 한 명인 조니 사르는 네타냐후가 전쟁을 재개한 것은 "수사 대상에서 벗어나고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30만 명가량이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하거나 실종된 팔레스타인인의 수는 6만 2천 명을 넘고 있고, 부상자도 11만 명에 이릅니다.

- 평화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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