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화근' 유동화증권 개정법 5%룰 삭제...비우량 유동화증권 3배 ↑ [fn마켓워치]

김경아 2025. 3. 1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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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점포의 모습.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2024년 시행한 자산유동화법 개정안에서 기존 기업구매전용 카드 기초 유동화증권 등 5% 의무보유 조항을 삭제하면서 비우량 유동화증권의 발행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5%룰 삭제’이후...신용도 A30 이하 유동화증권, 발행물량 급증

19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년간 매출채권(카드구매채권)을 기초 자산으로 삼은 단기 신용등급 A30 이하 유동화증권(ABSTB, ABCP) 발행 물량은 총 2조1815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3년 동일 비우량 단기유동화증권의 발행물량(6290억원)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단기 신용등급 A30 수준은 무보증 회사채 BBB0 수준으로 공모채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모집에 어려움이 다소 있다. 이렇다 보니 비우량한 신용도를 가진 기업들은 카드구매채권까지 유동화하며 조달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자산유동화법 개정안에서 5%룰에서 기업구매카드 유동화증권이 삭제되면서 비우량 유동화증권의 발행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드사 매출채권의 의무보유 규정을 삭제하면서 비우량 기업들이 유동화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산보유자에 해당하는 카드사들은 채권을 의무적으로 5% 보유할 의무가 사실상 면제되면서 수수료 '아무 리스크 없이' 기업과 계약을 맺고 수수료 올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자산보유자 5%룰이 잘 지켜졌다면 카드사들은 기업과 계약을 맺을 때 '신중한' 선택을 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비우량 기업들의 채권은 유동화되어 리테일시장에서 팔렸다.

실제 신용등급 A3 수준에 불과한 홈플러스가 자본시장에서 6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융통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금융당국의 ‘봐주기식 면제조항’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 보호·책임 발행'보다 기업 숨통이 먼저?

비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들은 기업구매카드 채권 기초로 자금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이수건설도 지난 1월 80억원 규모의 카드대금채권 유동화로 80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이수건설은 한양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맺었다. 한양증권이 세운 SPC 광화문제이차는 이수건설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ABSTB)를 발행하는 구조다. 해당 증권은 이수화학이 지급보증을 해주기도 했다.

이수화학의 신용등급은 BBB0 수준으로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통상 ‘부정적’ 등급전망은 향후 6개월 내에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부적격(BB+) 등급과 두 단계 차이에 불과하다. 해당 유동화증권은 이수화학의 신용도와 연계돼 A30 수준으로 평정됐다.

메가박스중앙도 카드대금채권 기초로 삼은 유동화증권 2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메가박스중앙도 한양증권과 주관 계약을 맺고 SPC '아트나인제일차'를 세웠다. 아트나인제일차는 메가박스중앙의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삼아 유동화증권 250억원을 발행했다. 해당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은 A30를 부여받았다. 현대엘엔지해운의 카드매출채권도 유동화됐다.

주관사 신영증권이 세운 SPC '에스와이엘엔지'도 현대엘엔지해운의 카드이용대금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지난 1월 66억원 규모 ABSTB를 발행했다. 자산보유자는 롯데카드이다.

이 과정에서 자산보유자인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은 5%룰 대상을 면제받게 되면서 모든 유동화증권을 시장에 다 털어버리게 된다.

한편 홈플러스의 주된 단기자금조달 수단이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 발행이 작년 말부터 급증해, 회생신청 직전인 지난달에는 최근 2년 새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입수한 신영증권의 2023년부터 2025년 월별 홈플러스 ABSTB·기업어음(CP)·단기사채 발행 현황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ABSTB 발행액은 지난달 1518억원으로 월별 기준 최근 2년새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신영증권의 ABSTB 발행은 전년 대비 약 30%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ABSTB 발행액이 360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0670억원)보다 35% 늘어나면서, 증가 속도가 빨라진 데 이어 지난달 정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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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im@fnnews.com 김경아 김현정 강구귀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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