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우, 계엄 2시간 전 '계엄령' 검색…국무위원보다 먼저 알았나

경찰이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해 국무위원보다 먼저 ‘12‧3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알았고, 이를 방조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김 차장 등에 대한 구속 수사를 통해서 내란 방조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달 3일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개인용‧업무용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분석하면서 이런 정황을 파악했다. 이 본부장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20분쯤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통해 ‘계엄령’ ‘계엄 선포’ ‘국회 해산’ 등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다.
경찰은 이 본부장의 검색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및 국회 국정조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전 국무위원들은 연락을 받아 대통령실로 차례로 도착했다. 이날 오후 8시30분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8시35분쯤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8시40분쯤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대통령실에 도착했다. 국무위원들은 경찰‧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실에 도착한 뒤 계엄 사실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 본부장이 국무위원보다 먼저 계엄 선포 사실을 알았고, 이를 검색하게 된 배경엔 김 차장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는 김 차장이 계엄 사실을 이 본부장에게 전달했단 것이다. 이에 경찰은 김 차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 이런 내용을 담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차장 등에게 내란 방조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수 있을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본부장 측 변호인은 “포렌식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검색한 시간은 ‘비상계엄이 발동된 이후’라고 진술했다”며 “TV를 보고 비상계엄의 발표를 알게 됐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포렌식 과정에서 인터넷 검색이나 텔레그램·카카오톡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등에 있어 시간의 오차가 있는 경우가 발견됐다”며 “또한 (챗GPT) 검색은 공무집행방해 내지 직권남용의 피의사실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지난 1월부터 진행된 경찰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진술은 하지 않고 있다. 계엄 사실을 언제 인지했는지 등과 관련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경찰은 김 차장이 지난 1월 25일 검찰에 보안 휴대전화(비화폰) 불출 대장 일부를 임의제출하면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과 관련된 일부 내용을 가린 정황도 파악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김 차장 등에게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서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 내역 삭제 등을 지시했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 차장 등의 내란 방조 혐의를 확인하고, 비화폰 서버 관련 수사를 전개하려면 이들을 구속 수사해 진술을 확보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6일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심의위)에 참석해서도 이런 정황을 들며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의위는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의결했고, 검찰은 전날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김 차장에 대해선 네 번째, 이 본부장에 대해선 세 번째 영장을 신청한 끝에 비로소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서울서부지법은 오는 21일 오전 10시 30분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경찰 관계자는 “김 차장 등에 대한 구속 수사가 진행되면 내란 방조 의혹 및 비화폰 관련 수사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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