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광주 ‘역대 가장 늦은 대설특보’…‘3월 중순’ 폭설 왜?

오경민 기자 2025. 3. 18. 15: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역대 가장 늦은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18일 서울 중구 남산 일대에 눈이 쌓여 있다. 한수빈 기자

이례적인 ‘3월 폭설’로 18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졌다. 서울과 부산·울산·광주는 ‘가장 늦은 대설특보’ 기록을 15년 만에 갈아치웠다. 서울은 2010년 3월9일, 부산과 울산, 광주는 3월10일에 내려진 대설특보가 종전 가장 늦은 대설특보였다.

기상청은 3월 중순에 추위와 폭설이 찾아온 건 한반도로 영하 40도 북극 한파가 내려오며 대기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한반도에서 북쪽으로 약 2000㎞ 떨어진 북극에서부터 찬 공기를 머금고 내려온 강한 저기압 소용돌이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상청은 영하 40도 이하의 찬 공기가 수직으로 남하해 따뜻한 서해상을 지나며 강하고 많은 비와 눈, 강풍과 돌풍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봄이 더 빨리 찾아오면서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는 현상이 더 자주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학자들은 보고 있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계절·월별로 나누어 보면 봄철은 평균 기온이 크게 오른 반면 겨울철은 여전히 추운 것으로 분석된다”며 “봄이 점점 더 빨리 오는데 한파 영향은 당분간 줄지 않으니 이전에 ‘꽃샘추위’라고 부르던 기온의 급격한 변화가 더 자주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 “2040년부터 한반도서 겨울 한파 급감”…원인은 ‘북극 냉기 실종’
     https://www.khan.co.kr/article/202403201412001

올 겨울 ‘북극 한파’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측했던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겨울이 막 끝나가는 3월이라 폭설이 아주 놀랍다고는 볼 수 없지만 과거 한반도에 몇십년 혹은 100년에 한번 나타나던 현상이 매년 발생하는 정도로 잦아지고 있는 것은 기후위기 영향”이라며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극 소용돌이가 ‘바람 빠진 풍선’ 같이 느슨해지면서 2년 전 여름에 폭설이 내린 이탈리아처럼 언제 북극 한파가 닥쳐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19일 오전부터 전국 날씨가 맑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온은 20일 아침까지 영하권으로 낮겠다. 19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영상 2도, 낮 최고기온은 6~10도로 예보됐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겠다. 20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영상 4도로 전날과 비슷하겠다. 이날 낮부터 날이 풀려 최고기온은 12~16도로 평년 기온을 회복하겠다. 기상청은 영하와 영상의 날씨를 오가는 만큼 빙판길이나 도로 살얼음이 나타날 수 있어 보행과 운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19일 바람은 시속 30~70k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바다 물결도 매우 높게 일겠다. 동해안 중심으로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백사장으로 강하게 밀려오고 갯바위나 방파제는 물론 해안도로를 넘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은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해안가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