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사장 울린 해병대 사칭男, 빵 주문 ‘노쇼’…“기부하라” 조롱
군 간부를 사칭해 빵 100개를 주문한 뒤 나타나지 않는 ‘노쇼’ 피해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제주시 삼도동에서 5년째 빵집을 운영해 온 A씨는 지난 10일 제주에 있는 해병대 9여단 간부라고 밝힌 남성으로부터 예약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 남성은 부대원들을 위한 녹차 크림빵을 100개를 주문하면서 “14일 오전 9시 다른 간부가 찾으러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빵을 찾으러 오겠다던 14일이 지나도록 빵을 찾으러 오는 사람은 없었다.
A씨가 예약 주문한 번호로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A씨는 문자 메시지로 ‘주문하신 크림빵 준비가 돼서 냉장고 쇼케이스에 보관 중이다. 수량이 많아 쇼케이스를 사용 못 하고 있다. 언제 찾아가실지 급히 연락 부탁드린다’라고 보냈다.
그랬더니 이 남성은 ‘번창하시길 바랍니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어 ‘병사들이 모두 녹차 알레르기가 있다’며 ‘주변 보육원에 후원하시고 좋은 일 한 번 하시길 바란다. 시간 낭비하지 않길 바란다’는 식의 조롱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러한 반응에 화가 난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녹차 크림빵 100개의 판매가는 33만원이지만 손해 보다 만든 시간과 노력이 허사가 된 게 화가 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해병대 9여단 측에서는 이런 주문을 한 사실이 없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통신 수사 등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불러내 조사할 계획이다. 사건 직후 A씨는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해병대 9여단 관계자는 “군을 사칭해서 도시락, 빵 주문하는 사례가 있는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이와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군부대에 전화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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