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G 1.5 이상 1천명에 끼고 싶다" 차원의 '벽'이 되어버린 'LPBA 황제' 김가영 [일문일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황제'라는 수식어가 부족하다. 김가영(하나카드)이 완전무결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가영은 지난 17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5' 결승전에서 김민아(NH농협카드)를 세트스코어 4-2(11-5, 5-11, 5-11, 11-4, 11-5, 11-2)로 완파했다.
이로써 김가영은 프로당구 최초로 5연속 월드챔피언십 결승 진출 및 3승, 시즌 7연승 금자탑을 쌓았다. 여기에 더불어 개인 통산 14승과 디펜딩챔프 타이틀 수성의 업적이 덤으로 붙었다.
또 LPBA에선 최초로 단일 시즌 누적 상금 3억원(3억 4,090만원)을 돌파했다. PBA-LPBA 통합 시즌 우승상금 전체 1위다. 정규투어 우승 상금(PBA 1억원, LPBA 4000만원)을 비교한다면 엄청난 시즌을 보낸 것이다.
김가영은 올 시즌 PBA 최초 해외 진출 대회인 3차 투어 하노이 오픈을 시작으로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대회까지 정규시즌 우승을 독주했고, 월드챔피언십 왕관까지 차지하며 프로 커리어 최고 정점을 찍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을 가진 김가영은 "너무 좋다. 왜 이렇게 계속 우승을 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결과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한 게임씩 잘하려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랐다. 시즌을 잘 마무리해 홀가분하고, 마무리까지 잘 해서 뿌듯한 시즌"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압도적인 성적의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훈련하는 방식과 패턴은 크게 달라진건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쌓아온 부분이 올해 만개한 것 같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우승을 계속한다는 게 실력으로만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승운도 따라야 하고, 여러 가지가 잘 맞아 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하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2025 LPBA' 우승자 김가영 일문일답
LPBA에선 '적수가 없다'라는 평가가 따르는데.
그렇게 생각해 본적은 없다. 매 순간 고비가 있었다. 오늘도 김민아 선수가 초반에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싶었는데, 후반엔 포지션 운도 따랐다. 디펜스를 생각하지 않은 공이 운 좋게 디펜스가 되기도 했다. 또 끝나고 말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대회 중반에 큐 팁에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친구가 다음날 아침 경기도 고양시에서 제주까지 와서 팁과 장비를 전달해주러 왔다. 불안했던 부분도 많이 있었다. 그 위기를 잘 넘겼다. 이번 대회에선 애버리지도 좋지 않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잘 넘겼다. 조별리그에서 김예은(웰컴저축은행) 선수에게 패배했을 때가 팁에 문제가 생긴 날이었다. 그 전에 미리 2승을 해놔서 16강 진출에 영향이 없었다. 이런 부분들이 운이 좋았다고 본다.
김민아가 '벽을 느꼈다'고 하던데.
이기고 지는 건 실력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하늘에서 정해준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운이 좋았다. 마지막 6세트에 운이 잘 따랐다. 만일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경기였다. 또 7세트엔 김민아 선수가 선공이라 더욱이 경기를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김민아 선수가 높게 평가해줘서 고마운 마음이지만, 운이 정말 많이 따랐다. 그러지 않았다면 정말 팽팽한 경기였을 것이다.
다른 선수들이 말하기를, 김가영 선수와 경기를 하면 기회를 잡기 어렵다고 하는데.
남자 선수들은 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아니어도 애버리지 1.6 이상을 기록하는데, 저는 이제야 1.2 정도다. 겸손한 게 아니고, 그게 현실이다. 아직 3쿠션에 대해 모르는 것도 너무 많다. 실수가 없다고 하지만 애버리지 1이면 한 번 공격을 하면 한 번 놓친다는 뜻이다. 실수를 계속해서 줄여가는 게 나의 목표다.
김예은에게 패배해 38연승이 끝났다. 오히려 패배한 게 부담을 내려놓는데 도움이 됐나.
없지 않아 있다. 오히려 연승에 대한 부담은 20연승 했을 때가 가장 컸다. 불안하기도 했고, 무겁기도 했다. 오히려 30연승이 지나고 나서는 덤덤했다. 최선을 다해왔다는 생각에 지더라도 크게 덤덤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애버리지가 워낙 좋지 않았다. 팁에 문제가 생긴 날이었다. 경기 중에 공을 칠 때 소리가 이상했다. 손으로 툭 밀면 팁이 날아갈까 걱정했다. 바로 시합이 끝나고 팁을 밀어봤는데, 날아갔다. 제가 직접 팁을 붙인거라, 누구를 원망할 수가 없었다. 연승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빨리 팁을 수리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기술 뿐 아니라 체력적인 부분도 뛰어나보인다. 관리는 어떻게 하나.
근래에는 운동을 소홀히 했다. 몸이 좋지 않은 시기가 있었고, 시합이 워낙 많았다. 지금부터 해야 한다. 비시즌은 운동을 가장 많이 할 때다. 기술 훈련 보다는 한 시즌 동안 잘 달릴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웨이트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많이 한다.
이번 시즌 잘 마쳤는데, 본인을 위해 '플렉스' 할 계획이 있나.
있다. 필리핀 사이판에 가기로 했다. 프리다이빙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프리다이빙을 하기로 했다. 몇 개월 전부터 세웠던 계획이라 너무 기대된다. 기존에는 수영장에서만 했었는데, 바다로 나가는 건 처음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했을 때 결과가 좋았다. 그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게 제일 중요하다. 지난 비시즌에 체력 운동을 하고, 시즌 중에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잘 적응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전에는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과 결과가 나오지 않는 부분에 대한 불안함도 있었다. 이번 시즌 결과가 워낙 좋다 보니 내가 해온 게 잘못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게 제일 큰 수확이다. 훈련 방식을 만들어나가고, 꾸준히 노력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결과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성별과 상관없이 우리나라에 애버리지 1.5가 넘는 분들이 1000명 가량 있을텐데, 거기에 끼고 싶다. 현재 제 애버리지가 1.2 정도 되는데 팀원들과 수지 40점을 놓고 쳐도 마음 놓고 칠 실력이 되지 않는다. 남자 선수처럼 치겠다가 아니라, 3쿠션을 잘 치는 사람들과 견줄 수 있길 바란다.
LPBA 우승 상금 1억원을 획득한 2번째 선수가 됐다.
1억이라는 숫자 보다는 상금이 올라가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여성 선수들이 발전하고, 노력하고, 수준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프로 무대(PBA)를 만들어가는 관계자들이 그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LPBA 상금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정규 투어에서도 상금이 상향됐고, 월드챔피언십도 마찬가지다. 상금이 늘어나는 부분은 나를 비롯해 모든 선수들에게 원동력이 되며, 후배들에게도 큰 목표의식을 갖게 한다.
사진= 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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