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윤석열이 '김치찌개' 먹었다는 것까지 받아쓰는 언론

민주언론시민연합 2025. 3. 17. 13: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 윤석열 입장 대변 이어가는 대통령실, 언론은 받아쓰기만

[민주언론시민연합]

▲ 서울구치소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3월 7일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을 내리자마자 상당수 언론은 대통령실 반응을 전하기 바빴습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환영한다", "국민과 함께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복귀를 기대한다"며 환영하고,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 복귀 기대까지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는 즉각 중지되었습니다. 대통령 직무정지에 따라 대통령실의 대통령 보좌업무도 정지되었지만, 대통령실의 윤석열 대변과 비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직무정지 윤석열' 보좌 불가

대통령 직무정지에 따라 대통령실의 대통령 보좌업무가 정지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당연한 귀결입니다. 정부조직법 제14조는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기 위하여 대통령비서실을 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비서실 직제 제3조는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대통령비서실의 사무를 처리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대통령 직무정지에 따라 대통령 직무를 보좌하는 대통령실 직무를 비롯해 대통령 명을 받아 직무를 수행하는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직무 정지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따라서 대통령실은 윤석열이 아닌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정수행을 보좌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윤석열 구속취소가 결정된 순간에도 대통령실은 환영 메시지와 함께 조속한 직무복귀를 기대하는 입장을 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대통령실이 직무 정지된 윤석열을 대변할 수 있었던 데는 이를 비판 없이 받아쓰는 언론의 책임이 큽니다.

업무정지된 대통령실 '받아쓰기' 보도 여전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5년 1월 8일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뉴스 '언론사 편집판' 구독자 수 200만 이상인 49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국회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다음 날인 2024년 12월 15일부터 윤석열 석방 다음 날인 3월 9일까지 85일간 키워드 '대통령실'로 검색해서 나온 기사 1만 8009건을 분석했습니다. 하루 평균 대통령실 관련 보도가 212건씩 나온 셈입니다.

대통령실 보도를 가장 많이 한 언론은 뉴시스로 1186건입니다. 다음으로 연합뉴스(1109건), 뉴스1(969건), YTN(925건), KBS(695건), 세계일보(627건), 이데일리(625건), MBC(588건), SBS(532건), 헤럴드경제(512건) 순입니다. 상위 10개 언론사는 총 7768건의 대통령실 보도를 냈는데 전체 보도량의 43.1%에 해당합니다. 49개 언론사 평균 368건을 크게 웃돈 수치입니다.

뉴시스, 연합뉴스, 뉴스1 등 뉴스통신사가 탄핵안 가결 후 대통령실 보도를 가장 많이 했고, 보도전문채널 YTN이 뒤를 이었습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3사도 순위권에 포함됐으며 세계일보가 종합일간지로는 유일합니다. 이데일리와 헤럴드경제 등 경제일간지도 포함됐습니다.

뉴스통신사와 보도전문채널은 실시간 속보기능이 강한 매체로 빠르게 반복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문제는 직무정지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대변하는 대통령실 입장까지 비판이나 검증 없이 빠르게 반복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뉴스통신사 뉴시스, 연합뉴스, 뉴스1과 보도전문채널 YTN은 대통령실 보도를 가장 많이 한 언론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통령실’ 보도건수 상위 10개 언론사(2024/12/15~2025/3/9)
ⓒ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통령실 따옴표 제목, YTN·뉴스1·연합뉴스·연합뉴스TV·뉴시스 압도적
'대통령실'로 검색해서 나온 기사 1만 8009건의 제목을 살펴봤습니다. 제목은 언론사 주관과 논점이 가장 잘 드러나고 시민들의 뉴스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제목에서 대통령실이 윤석열을 대변하거나 비호하는 입장, 대통령실이 전하는 윤석열 발언에 따옴표만 붙여 그대로 기사화한 보도는 829건입니다.
 ‘대통령실’ 따옴표 제목 보도건수 상위 10개 언론사(2024/12/15~2025/3/9) ※ ‘대통령실’ 보도건수 상위 10개 언론사와 일치할 경우 붉은색 표시
ⓒ 민주언론시민연합
따옴표 제목을 가장 많이 낸 언론은 YTN으로 47건입니다. 다음으로 뉴스1(45건), 연합뉴스TV(44건), 뉴시스(40건), 연합뉴스·TV조선(각 36건), 서울경제(32건), 머니투데이(29건), 아시아경제(27건), 파이낸셜뉴스(25건), SBS(24건)순입니다. 상위 10개 언론사는 총 361건의 대통령실 따옴표 제목을 냈는데 전체 관련 보도의 43.5%에 해당합니다.

대통령실 보도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실 따옴표 제목의 경우도 YTN, 연합뉴스TV 등 보도전문채널과 뉴시스1, 연합뉴스, 뉴스1 등 뉴스통신사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종편4사 중에는 TV조선, 지상파3사 중에는 SBS가 유일하게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경제일간지로는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아시아경제, 파이낸셜뉴스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윤석열 체포' 엄호한 대통령실, 받아쓴 언론

대통령실은 윤석열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에도 시시때때로 윤석열을 대변했습니다. 공수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윤석열의 도피 의혹이 제기되자 "윤 대통령은 현재 한남동 관저에 계신 것으로 들었다"며 부인했습니다(뉴스1 <대통령실, '윤석열 도피설' 일축…"한남동 관저에 있다">(1월 8일 정지형·김정률 기자)). 윤석열이 경호처에 흉기 사용까지 독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통령의 경호처 무기 사용 지시는 가짜뉴스"라며 윤석열 변호인단과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YTN <대통령실 "대통령 경호처 '무기 사용' 지시는 가짜뉴스">(1월 13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경찰과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남미 마약 갱단 다루듯 몰아붙이고 있다"며 윤석열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대국민호소문을 공지했습니다(아시아경제 <정진석 비서실장 "경찰·공수처, 윤 남미 마약 갱단 다루듯 몰아붙여">(1월 14일 서소정 기자)). 직무정지된 윤석열을 대통령실이 나서서 엄호할 때마다 언론은 비판 없이 받아쓰기에 급급했습니다.

윤석열 석방되자 '김치찌개 식사' 등 신변잡기 공개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 직후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 언론공지를 내고 "수사권 없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보여주기식 불법 수사가 뒤늦게나마 바로 잡혔다"며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갤럽 3월 1주 차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질문에 60%가 찬성, 35%가 반대했는데도 대통령실은 "국민과 함께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복귀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대통령실이 법률을 따르지 않고 직무정지된 윤석열을 보좌하는 직무를 버젓이 하는데도 언론은 YTN <속보/대통령실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 환영…조속한 복귀 기대">(3월 7일 신윤정 기자), TV조선 <속보/대통령실 "윤 대통령 구속취소 환영…조속한 복귀 기대">(3월 7일), 연합뉴스 <대통령실 "윤대통령 구속취소 환영"…정진석, 서울구치소서 대기>(3월 7일 김승욱·안용수 기자) 등과 같이 받아쓰기에 골몰했습니다.

윤석열 석방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택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반갑게 꼬리 치는 강아지들을 하나하나 껴안아주셨다", "김건희 여사, (정진석) 비서실장, (강의구) 부속실장, (김정환) 수행실장, (김성훈) 경호차장과 함께 저녁 식사로 김치찌개를 드셨다", "윤 대통령은 김치찌개로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강아지를 데리고 내실로 들어가서 일찍 쉬셨다"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신변잡기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언론은 YTN <"성경 많이 읽었다" 김치찌개 먹으면서 구치소 후기 전한 윤석열 대통령>(3월 8일), TV조선 <윤 "대통령실, 국정 중심 잡아야"…관저서 김 여사와 '김치찌개' 식사>(3월 8일 정민진 기자), 뉴시스 <윤, 관저 복귀 후 김치찌개로 저녁 식사…"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게 많은 곳">(3월 8일 박준호 기자) 등과 같이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한 윤석열의 신변잡기를 그대로 받아서 보도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2025년 1월 8일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 '언론사 편집판' 구독자 수 200만 이상인 49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2024년 12월 15일부터 2025년 3월 9일 키워드 '대통령실'로 검색한 기사 전체

※ 2025년 1월 8일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 '언론사 편집판' 구독자 수 200만 이상인 49개 언론사 : JTBC, YTN, MBC, SBS, 국민일보, 한국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아시아경제, KBS, 한겨레, 경향신문, 동아일보,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서울신문,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선비즈, 한국일보,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MBN, 뉴스1, 뉴시스, 디지털타임스, 부산일보, 연합뉴스TV, 한국경제TV, 문화일보, 세계일보, 노컷뉴스, SBS비즈, 미디어오늘, 농민신문, TV조선, 경기일보, 강원일보, 데일리안, 매일신문, 비즈워치, 시사저널, 아이뉴스24, 오마이뉴스, 전자신문, 채널A, 프레시안, KBC광주방송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