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보복 예고한 트럼프…법무부서 "불량세력 축출" 경고

자신에 반대했던 인사 및 기관들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법무부를 찾아 경고장을 날렸다. 이미 법무장관·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요직에 자신의 충성파를 앉힌 만큼 정치적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 법무부를 찾아 연설에서 "우리 정부에서 불량 행위자와 부패 세력을 추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겨냥해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 내 일군의 급진세력들은 수세대에 걸쳐 구축한 신뢰와 선의를 말살했고, 미국인의 의지를 시험하려 했다"며 "우리의 정보 및 법 집행 기관들의 광대한 권한을 무기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패한 2020년 대선이 "조작되고 부패한 선거"라며 재차 강조한 뒤 "관여자들이 감옥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언론사들에 대해 "불법 보도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무부에서 정치 연설, 이례적"
미국 현직 대통령이 법무부를 찾은 것은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미국 법무부는 연방 범죄에 대한 형사기소를 담당하는 연방 검사들과 최고 수사기관인 FBI를 지휘·감독하는 조직으로 역대 미 대통령들은 방문을 자제해왔다. 특히 법무부는 지난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백악관과 거리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에 성공한 후 자신을 변호했던 팸 본디를 법무장관으로, 측근 캐시 파텔을 FBI 국장에 임명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중시했던 관행을 깼다. 이번 연설은 오히려 충성파인 본디 장관과 파텔 국장에 '수사 지침'을 하달하는 모양새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FBI가 기밀자료 반출 건 수사로 자신의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 수색한 일에 대해 "그들은 내가 미국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권한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 혐의를 기각한 플로리다주 판사를 칭찬하며 기소가 "헛소리"였다고 말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에선 이례적으로 선거운동 스타일의 연설을 했다"며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집회처럼 꾸며졌고 군중에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해 충실한 동맹들이 많았다"고 짚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를 정치화하고 대통령의 권력과 독립적인 법 집행과의 경계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정적 초상화는 철거, 언론도 대폭 축소

파우치 전 소장은 트럼프 1기 방역 수장으로 말라리아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마스크 미착용을 비판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WP에 따르면 NIH 중앙 건물 벽에 그려져 있던 파우치 전 소장의 초상화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첫 주에 철거됐다.
이날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기능과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포함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USAGM은 미국의소리(VOA) 방송·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자유유럽방송(RFE) 등을 관할하는 정부 기관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 대해 자주 불만을 표출해왔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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