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청년' 50만명…서울은 월 50만원, 대구는 30만원 지원
경기 악화 등으로 일하지 않고 ‘쉬는 청년’이 늘어나면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청년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구직 의욕을 높이기 위한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13일 미취업 청년의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청년 카페 치트키’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고 밝혔다. 청년 카페 치트키는 시가 취업 성공의 만능열쇠(치트키·Cheat Key)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15∼39세 미취업 청년에게 지원하는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마음 돌봄, 진로 설계 등 교육 프로그램과 또래·현직자 멘토링, 고용정책 연계, 찾아가는 현장 교육 등을 진행해 청년들의 구직 의욕을 높이고 자신감 회복을 도와 취업에 도전할 수 있게 지원한다.
특히 올해는 사업비를 지난해 3억원에서 25억원으로 늘리고, 지원 대상도 기존 600명에서 5600여 명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미취업 청년뿐 아니라 특성화고 학생, 대학생 등으로 지원 대상 범위도 확장했다.
또 대구시는 청년들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지역 내 기업 일자리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구 소재 기업에 면접을 보는 청년들에게 면접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자격은 19~39세 미취업 청년으로 다른 지역 청년이 대구 소재 기업에 면접을 본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금은 1인당 연간 1회, 5만원이다.
박윤희 대구시 청년여성교육국장은 “청년들이 지역에서 즐겁게 머물고 꿈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청년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올해 미취업 청년 1000명에게 청년 사회진입 활동비를 최대 18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에 사는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18~39세의 미취업 청년에게 ‘청년디딤돌 카드 플러스’ 포인트를 월 3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급 포인트는 자격증 취득, 시험 응시료, 학원비·교재 구매 등의 직접 구직활동 비용과 식비·문구류 구매 등 간접 구직활동 비용에 사용할 수 있다. 사업 기간 5개월 이내에 취·창업하면 성공금 30만 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
충북도는 올해 청년 일자리 9만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과 충북 형 도시근로자·도시농부 규모 확대로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 또 청년 장기근속지원금과 통근 버스 지원사업, 창업 지원 등 맞춤 지원도 강화한다. 청년 농업인의 스마트팜 조성과 성장을 돕는 교육도 지원한다. 서울시는 취업 준비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안정적인 사회 진입을 돕는 청년수당 지원을 확대해 올해 2만명에게 월 50만원을 최대 6개월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일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 수는 2003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2025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답한 청년층(15~29세)은 50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44만3000명)보다 13.8% 늘었다. 경기 침체에 기업도 신규 일자리를 줄이면서 청년들의 구직 의욕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중앙 청년지원센터를 방문해 “쉬고 있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국가적으로 아주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청년이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원활한 노동시장 진입도 지원하고, 창업 생태계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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