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전 수 강조하며 다른 대형마트보다 낫다…김광일 부회장 발언 '논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홈플러스 의혹을 풀겠다고 나섰지만 사실과는 다소 다른 이야기들을 쏟아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부회장이 10년 전 홈플러스 인수 당시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실을 왜곡했다는 주장이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지난 14일 서울시 강서구 소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 부회장을 비롯해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MBK 부회장이자 홈플러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날 기자회견은 MBK가 최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가 기습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0일 만에 열렸다. 이번 회생절차로 개인·기관투자자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파장이 커지자 이와 관련한 해명을 내놓기 위해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김 부회장이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이자 이번 법정관리를 결정한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를 대리하는 인물이란 점에서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부회장은 연신 “몰랐다”는 말을 되풀이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부회장이 이날 한 언급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우선 김광일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지속적인 폐점으로 회사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4년 동안 (통계를 냈는데) 이마트와 롯데마트보다 문 닫은 매장이 적다”며 “(폐점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은) 오해다. 매장을 오히려 더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자회견 뒤 홈플러스 측은 언론에 관련 통계를 제공했다. 2019년 6월 홈플러스 매장은 140개에서 2024년 5월 130개로 10개 줄었는데, 같은 기간 이마트는 11개(142개 -〉 313개), 롯데마트는 14개(125개 -〉 111개) 줄었다는 자료다.
이런 통계만 따지면 김 부회장의 발언은 옳지만 경쟁사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문제제기를 했다. 예를 들어 현재 홈플러스 매장은 전국에 126개로 알려졌는데, 굳이 비교 시점을 지난해 5월로 잡은 이유가 뭐냐는 지적이다. 현재 기준으로 따지면 롯데마트는 125개에서 111개로 14개 줄어든 게 맞지만, 홈플러스 역시 14개(140개 → 126개)가 줄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2016년 홈플러스 점포 수는 142개였는데, 현재는 126개로 16개가 줄었다. 반면 롯데마트의 경우 2016년 120개에서 현재 111개로 9개 주는 데 그쳤다.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경쟁사들과는 다르게 알짜 점포만 매각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경우 2020년대 들어 대형마트 업황이 악화하면서 수익성 제고를 비효율적인 점포를 폐점한 반면, 홈플러스의 경우 알짜 점포를 우선 정리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선택으로 볼 수 있다”며 “기업을 살려야만 하는 오너 경영자와 투자금 회수 극대화가 최우선인 사모펀드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이뿐만 아니라 이날 “회생신청 이후부터는 저희(MBK)가 주도적으로 효율화하거나 구조조정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발언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MBK 내부자료에는 “회사는 기존에 추진해 왔던 슈퍼마켓 사업부 매각, 소유점포 추가매각, 점포면적 효율화, 적자점포 폐점을 통해 회생절차를 수행할 예정”이라 돼 있다는 게 전언이다.
김 부회장은 또 MBK가 투자한 20개 기업에서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점과 관련해, '과도한 겸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그것(겸직) 때문에 홈플러스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한 건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이 MBK 인수 기업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대표이사 1곳, 공동대표이사 2곳, 사내이사 1곳, 기타비상무이사 13곳, 기타비상무이사 겸 감사위원 1곳 등 18개에 달한다.
그가 10년 전 MBK 대표로 홈플러스 인수를 주도하면서 했던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김광일 부회장은 당시 “홈플러스 직원들의 현재 고용 조건과 단체교섭 동의를 존중하며,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며 “MBK는 직원들과 노동조합, 협력사,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과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그의 발언은 사실상 지켜진 게 없다는 평가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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