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춘계] 대학 지도자 10명에게 물었습니다. “고3 최고의 가드, 슈터, 빅맨은?”

조원규 2025. 3. 1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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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원규 기자] 지난 12일부터 전라남도 해남에서 열리고 ‘제62회 춘계 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이하 춘계)’를 앞두고 대학 지도자 10명에게 고3 최고의 가드, 슈터, 빅맨을 물었다. 예상대로의 답변이 있었고 의외의 답변도 있었다.

▲ No.1 가드 ‘무룡고 김건하’

고3 최고 가드는 만장일치 김건하(무룡고, 178)였다. 예상했던 결과다. 최영상(삼일고, 180), 양우혁(삼일고, 179), 명승현(명지고, 187) 등이 동계 훈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 시즌 선보였던 김건하의 퍼포먼스를 넘지 못했다.
 


김건하는 에디 다니엘(용산고, 192)과 함께 요르단에서 열린 ‘FIBA U18 Asia Cup 2024’ 대표팀에 선발된 단 두 명의 고2 선수다. 그는 전 경기에 출장했고 평균 16.6분을 소화하며 4.5득점 1.7어시스트의 기록을 남겼다. 뛰어난 기록은 아니지만, 가장 어린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A 대학 감독은 “볼 핸들링, 시야, 패스, 경기 운영 등 가드의 모든 것을 갖췄다”며 “3점 슛이 불안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겨울에 무룡고와 연습경기를 여러 차례 했던 B 대학 감독 역시 같은 생각이다. “김건하가 없어도 무룡고 조직력이 좋았다. 그런데 김건하가 있으면 또 달라질 것”이라며 그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했다.

김건하를 둘러싸고 프로 얼리설도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김건하는 “고민은 하고 있습니다. 프로에 가면 농구만 하니까 장점이 있는데, 제가 못하면 아예 끝이니까…. 대학에 가면 계속 더 기회를 가질 수 있는데 프로는 그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밝힌 바 있다.


울산의 아들은 울산 모비스 양동근 선수(현 모비스 코치)를 보며 농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울산 모비스의 연고 선수가 됐고 “양동근의 뒤를 이을 대형 유망주가 발굴됐다”는 언론의 평가도 받았다.

무룡고는 14일 홍대부고와의 예선 첫 경기를 준비한다. 김건하는 부상으로 팀 훈련 합류가 늦었다. 키는 작지만, “코트에서 영향력은 가장 큰 선수”를 꿈꾸는 김건하의 경기 감각 회복 속도는 이번 대회 무룡고 경기력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다.

▲ No.1 빅맨 ‘용산고 에디 다니엘’

에디 다니엘(용산고, 192)은 빅맨이었다. 지금은 빅맨이 아니다. 윙맨이다. 그러나 7명의 지도자가 에디 다니엘을 최고의 빅맨으로 지목했다.

두 가지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고3 빅맨 유망주가 적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빅맨은 아니지만, 최고 유망주 명단에서 에디 다니엘의 이름을 뺄 수는 없다는 의미다.


에디 다니엘의 포지션은 빅맨이 아니라는 기자의 말에 C 대학 감독은 “안다. 그런데 다니엘을 빼고 넣을 선수가 없다. 그렇다고 슈터에 넣을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다니엘을 지목한 모든 지도자가 빅맨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고 얘기했다.

에디 다니엘은 김건하와 함께 이번 시즌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서울 SK 연고 선수로 ‘2025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참가에 대한 프로농구 팬들의 기대가 크다. 이에 대한 대학 지도자의 생각은 어떨까?

C 대학 감독은 “얼리가 좋다고 본다. 어차피 우리 학교는 안 오니까(웃음), 프로에 가면 2번이나 3번에서 뛸 수 있다. 대학에서는 그것이 힘들 수도 있다. 다니엘 정도의 선수면 당장 프로에 가도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D 대학 감독 역시 에디 다니엘이 프로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고졸 얼리의 약점은 피지컬이다. 다니엘은 그렇지 않다. 대학은 수업을 들어야 한다. 프로에서 농구에만 전념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25학번 리쿠르팅 1순위는 에디 다니엘이다. 에디 다니엘은 용산고의 주장으로서,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김형준(무룡고, 197)과 박지원(양정고, 199)도 한 표씩 받았다. 김형준은 준수한 신장에 힘이 좋다는 평가다. 박지원 역시 상대적으로 큰 신장에 잘 달리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두 빅맨은 배선우(용산고, 198), 정현진(홍대부고, 196)과 함께 많은 대학 감독의 구애를 받고 있다.

E 대학 감독은 떠오르는 선수가 없다고 했다. 더 생각해 보고 답을 주겠다고 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 No.1 슈터 ‘청주신흥고 김성혁’

6명의 지도자가 김성혁(청주신흥고, 188)을 고3 최고 슈터로 지목했다. 김성혁은 2024년 협회장기 천안쌍용고와 경기에서 11개의 3점 슛을 몰아쳤을 만큼 폭발력이 있다. 힘이 좋아 슛 거리가 멀어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아직은 슛 원툴에 가깝다. 그런데 그 하나의 툴이 충분히 위협적이다. 김성혁의 3점 슛은 지난 시즌 천안신흥고의 첫 번째 공격 옵션이었다. 김성혁으로 인해 넓어진 수비 공간, 그 공간을 빠르게 돌파하는 청주신흥고의 공격은 경쟁력이 높다.


김성혁은 동급생들보다 한 살이 많다. 농구를 늦게 시작해 1년을 유급했다. 그 점을 고려해도 힘이 좋다. 김영현 청주신흥고 A-코치가 “말이에요, 말”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구력은 짧지만, 가진 기능이 많다.

김상현(삼일고, 191), 김태인(용산고, 188), 신은찬(홍대부고, 187), 이진혁(배재고, 178)의 이름도 나왔다. 다만 “(연습)경기를 못 해본 팀이 많다. 해봤던 팀 중에서는”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그것은 모든 지도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30개 남고부 팀 모두와 연습경기를 한 대학은 없다.

연습경기와 실전은 다르다. 연습경기는 조직력을 다지는 과정이다. 공식 대회는 진검승부다. 강한 멘탈,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은 때로 기량보다 중요하다. 확인이 필요한 선수도 있고, 새로운 얼굴이 등장할 수도 있다.


중고농구의 시작을 알리는 춘계는 새로운 스타의 등용문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양종윤(고려대 1년)이 그랬다. 구승채(연세대 1)도 그랬다. 김건하와 윤지원(경복고, 192)의 퍼포먼스 역시 놀라운 기억으로 남았다.

이번 대회는 누가 바톤을 이어받을까? 춘계를 더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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