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보좌관 "30일 휴전안 그대로는 못 받아" 백악관에 전화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외교정책 보좌관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간 휴전'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0일간 휴전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한 일시적인 휴식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전날 마이크 왈츠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러시아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정당한 국익과 잘 알려진 우려를 고려한 장기적인 평화적 해결"이라며 "평화적 행동을 모방하는 조치는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것(휴전안)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가 재편성하고 힘을 보충하고 같은 일을 계속할 기회를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휴전안이 성급하게 작성된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의 입장을 반영해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30일간 휴전안을 러시아가 거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평가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왈츠 보좌관이 임명된 이후부터 정기적으로 전화 통화를 해왔다며, 전날 통화에서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회담 결과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회담을 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이 제안을 수용하기를 바란다면서 "재정적으로 러시아에 매우 나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한편 이날 스티븐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를 비롯한 미국 대표단이 휴전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위트코프 특사의 방문에 대해 양국이 이번 접촉을 비공개하기로 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특사가 러시아의 최고위급 대표와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오늘과 내일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특사와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