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정언영 “롤파크 응원 소리에 열정 되찾았어요”

팀 리퀴드 ‘임팩트’ 정언영이 CFO전 패인으로 부족한 결단력을 꼽았다.

리퀴드는 1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 라운드 로빈 스테이지 4일 차 경기에서 CTBC 플라잉 오이스터(CFO)에 0대 2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1승2패(-3)가 됐다. 이제 남은 경기는 14일 한화생명e스포츠전뿐이다.

패배한 두 세트 모두 결단력이 부족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정언영은 “싸움을 안 열어보고 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2세트는 초반에 많이 유리했던 만큼 오브젝트 싸움을 많이 유도해야 했다. 그런데 솔로 랭크처럼 킬을 많이 노렸다”면서 “오브젝트 중심의 템포 게임을 해야 했다. 팀적으로 완패했다”고 말했다.

정언영은 CFO의 플레이 스타일과 성향까지 분석해놓고도 의도했던 대로 게임을 풀어나가지 못한 점을 특히 아쉬워했다. 그는 “CFO는 팀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무거운 팀”이라면서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게임을 풀든지, 상대와 마찬가지로 뭉쳐서 싸우든지 해야 했다. 둘 다 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정언영은 “질 거라면 싸우기라도 해보고 져야 했다”면서 “이니시에이팅이 엉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세트는 나만 잘 커서 내가 앞라인을 쳐야만 공간이 생기는 상황이었다. 알리스타든 신 짜오든 내가 때려줘야 했다”면서 “조금 더 주도적으로 플레이했다면 조금은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직 준결승 진출의 희망이 남아 있다. 리퀴드는 14일 한화생명과 라운드 로빈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스플릿 1 기간에 라인 스와프 대처법을 가장 많이 참고한 배운 팀이기도 하다. 정언영은 “오늘 너무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많이 아쉽다”면서 “계속해서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언영은 이번 퍼스트 스탠드에서 한국 팬들의 응원을 듣고 열정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데뷔한 리그 오브 레전드(LoL) 1세대 프로게이머다. 승자와 패자만 존재하는 세상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만큼 때로는 피로감도 느낀다. 정언영은 “사실 종종 프로 생활이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날 경기 전 LoL 파크에서 만난 20여 명의 팬들과의 시간이 그에겐 특별했다고 했다. 정언영은 “오늘 경기 시작 전에 한국 팬분들 20~30여 명이 오셔서 제게 응원을 보내주시더라”라면서 “이 일을 조금 더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더 열심히 하게 됐다. 팬분들 덕분에 열정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