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카카오 김범수, 건강 문제로 의장 사임…정신아 단독 체제로

윤정민, 김민정 2025. 3. 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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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건강 문제로 그룹 컨트롤 타워인 CA협의체 공동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무슨 일이야


지난해 7월 18일, 카카오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CEO 등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 그룹협의회를 열었다. 회의에 참석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는 13일 “CA협의체가 정신아 카카오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된다. 김범수 창업자는 공동 의장에서 물러나며, 그룹의 비전 수립과 미래 전략을 그리는 미래 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2023년 11월부터 이어온 경영쇄신위원회 활동도 마무리한다. “국내 외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 빠른 의사 결정 및 실행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지만, 김 창업자의 건강상 문제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김 창업자가 최근 방광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초기라 위중한 상태는 아니지만, 당분간 수술 등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창업자는 2022년 3월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며 공식적으론 그룹 경영에 손을 뗐다. 그러나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와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 논란이 이어졌고,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에 오르자 2023년 11월 경영 복귀를 선언했다. 복귀 당시 그는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계해 나가겠다. 카카오라는 이름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고, 직접 경영쇄신위원회를 이끌었다.

하지만 카카오의 리스크는 단시간에 해소되지 않았고, 급기야 김 창업자는 지난해 7월 SM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됐다. 이후 11월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1심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리고 경영 복귀 1년 4개월여만에 건강 악화로 다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범수 없는 카카오의 미래


카카오는 올해를 인공지능(AI)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관련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를 출시할 예정이며, 지난달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오픈AI와도 AI 비서(에이전트) 서비스를 공동 개발 중이다. 또 주력 서비스 카카오톡 역시 AI를 중심축으로 대폭 개편할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달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 체결 사실을 발표하는 모습. 뉴스1


이외에도 경영 현안이 산적해있다. 계열사 수를 줄이기 위한 정리 작업도 계속되고 있고, 카카오모빌리티와 게임즈 등 일부 주요 계열사의 매각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김 창업자의 부재를 우려하는 이유다. 다만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 정신아 대표가 회사 주요 현안들을 주도해 처리해 온 만큼 경영상의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것도 알아야 해


한편 카카오는 이날 사내 타운홀미팅을 통해 포털 사이트 다음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임직원들에게 공유했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포털이나 검색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해 8월 실적 발표 당시 “카카오톡 플랫폼, AI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2014년 다음과 합병하며 회사 이름도 다음카카오로 변경했다. 당시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트 및 서비스 비즈니스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 카카오는 빠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2015년 다시 사명에서 다음을 떼어냈고, 포털 시장에서 다음의 존재감이 급격히 떨어진 2023년엔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했다. 데이터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11일 기준, 다음의 국내 포털 시장 점유율은 2.73%에 그쳤다. 업계에선 별도 법인 분리 이후 다음을 매각할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카카오 측은 “콘텐트 CIC 재도약을 위해 분사를 준비 중이다. 독립성을 확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빠르고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정민ㆍ김민정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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