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카오…김범수 창업자 물러나고 다음 재분리

김주환 2025. 3. 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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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에 사법 리스크가 발목
비핵심 사업 정리…AI 중심으로 '턴어라운드' 노리나
카카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2023.12.11 [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이 13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악재가 겹쳤던 카카오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카카오는 이날 김 창업자의 사임에 따라 최고 의사결정 기구 CA협의체를 정신아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하고, 김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던 경영쇄신위원회 활동도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구속기소 됐다가 석 달 만에 간신히 보석으로 풀려나는 등 사법 리스크가 산재한 데다, 최근 방광암 진단을 받으며 건강 문제까지 불거진 탓이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유지하지만, 사실상 그룹 의사결정 전반에서 손을 떼게 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도 검찰로…'SM 시세조종' 혐의(CG) [연합뉴스TV 제공]

카카오 키웠지만 문어발 확장·사법 리스크가 발목

김 창업자는 대표적인 국내 정보기술(IT) 벤처 신화의 주역으로 꼽힌다.

1992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학사·석사를 졸업하고 삼성SDS에 입사한 김 창업자는 1999년 게임사 '한게임'을 설립했다.

김 창업자는 같은 삼성SDS 출신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세운 네이버컴과 2001년 회사를 합쳐 NHN을 설립,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후 NHN 글로벌담당 대표, 미국법인 대표 등을 지내며 성공한 벤처 기업인으로 자리 잡은 김 창업자는 2006년 카카오의 모태가 되는 스타트업 '아이위랩'을 창업했다.

아이위랩은 스마트폰 보급 초창기인 2010년 내놓은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히트하며 사명을 현재의 카카오로 변경한다.

카카오톡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카카오는 2014년 포털 기업 다음과 합병, 네이버와 함께 국내 종합 IT 기업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는 의장을 맡은 김 창업자의 의사결정 아래 게임, 금융,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등 분야로 진출하면서 빠르게 몸집을 불려 왔다.

카카오 [촬영 임성호]

하지만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부작용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늘리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고, 카카오게임·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을 분할 상장하면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상장 후 스톡옵션을 매각해 거액의 차익을 챙겨 '먹튀' 논란이 일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몰아주기' 사건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결정타'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었다.

김 창업자는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고자 2천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으로 작년 8월 구속기소 됐다.

김 창업자는 구속된 지 100일 만인 지난해 10월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한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아야 한다. 재판 결과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재구속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 창업자는 사임하면서 건강 문제를 내세웠지만, 산재한 '사법 리스크'도 적잖게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조연설 하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서울=연합뉴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if kakao) AI 2024' 세션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2024.10.22 [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AI 시대 맞아 '다음' 포털 사업 정리…경영 쇄신 행보 이어질 듯

이런 상황에서 2024년 대표직에 취임한 데 이어 단독 의장까지 맡게 된 정신아 대표는 인공지능(AI)에 중점을 둔 경영 쇄신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카카오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은 이날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직원들에게 포털 서비스 다음 분사를 추진한다는 취지의 계획을 공유했다.

카카오는 2014년 다음을 합병해 줄곧 운영해오다 2023년 5월부터 CIC를 설립, 독자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형태로 다음을 운영해왔는데, 2년 만에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다는 것이다.

포털·검색·콘텐츠 분야에서 심화되는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것이 카카오의 설명이다.

하지만 배경에는 뒤떨어지는 다음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이 있다.

웹로그 분석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8일) 다음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평균 2.74%로 네이버(64.39%), 구글(27.65%)과 비교해 크게 뒤처졌다.

이런 상황에서 과감하게 다음을 분리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초거대 인공지능(AI)이 IT 업계 전반의 핵심 먹거리로 떠올랐음에도 이 분야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야심 차게 자체 개발 대형언어모델(LLM) '코GPT 2.0'을 발표했으나 출시가 거듭 연기됐다.

'오픈AI-카카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5.2.4 mon@yna.co.kr

결국 정신아 대표 취임 후 새로운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출범, LLM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에 방점을 뒀다.

카카오는 올해 초 파트너십을 체결한 오픈AI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AI 앱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몸집 줄이기에도 나설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속해서 주요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해왔다.

2023년 5월 기준 147개에 달하던 카카오 계열사 수는 1년만에 128개로 줄었고, 지난 2월 기준으로는 116개로 약 2년간 31개의 자회사를 정리했다.

카카오 그룹 단독 수장에 오른 정 대표는 올해에도 이같은 기조 아래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에 AI를 탑재해 역량을 강화하고,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작업에 매진할 전망이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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