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MB정부 최대 성과' UAE 원전, 15년 만에 '빛 좋은 개살구'

손병관 2025. 3. 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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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이재명 "정치보복 하면 행복하지 않아"

[손병관 기자]

 3월 13일자 한겨레 8면 기사.
ⓒ 한겨레 PDF
1) 'MB정부 최대 성과' UAE 원전, 15년 만에 '빛 좋은 개살구'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 수출로 기록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이 밑지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라카 원전의 주계약자였던 한국전력이 11일 공시한 '2024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보니 'UAE 원전사업 등 건설계약' 항목의 누적 이익률이 2023년 말 1.97%(누적 손익 4349억 원)에서 1년 만에 0.32%(누적 손익 721억 원)로 뚝 떨어졌다.

이는 한전이 원전 관련 '기타 충당부채' 1546억 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면서 생긴 일이다. 충당 부채는 지급 시기와 금액이 불확실한 비용을 미리 회계에 부채로 잡는 항목이다.

한전의 자회사로서 원전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UAE와 한전 등의 잘못으로 인한 공기 지연, 추가작업 지시 등이 있었다며 작년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의 추가 비용 정산을 요구하는 '클레임'을 걸었다. 충당부채는 한전이 한수원이 요구하는 정산금액 일부를 부채 형태로 미리 반영하면서 생겼다.

한전이 추가비용의 책임을 UAE에 물어 런던국재중재법원(LCIA)에 제소하는 방법도 있지만 UAE로부터 비용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UAE로부터 정산을 못 받으면 한전과 한수원이 연대 책임을 져야한다.

한전 컨소시엄의 UAE 원전 수주는 2009년 12월 27일 발표 당시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외교' 성과로 홍보됐다. 방송사들이 정규 방송을 끊고 발표 장면을 특보로 편성할 정도였다. 그러나 당시에도 경쟁상대였던 프랑스의 아레바(AREVA)에 비해 30% 낮은 가격을 제시한 사실이 알려지며 '덤핑 수주' 논란이 있었다.

문제는 하자 보수비용이 추가되면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한겨레에 "아랍에미리트처럼 원전을 처음 짓는 경우 보통(4년)보다 더 길게 하자 보수 기간을 책정한다. 점검과 하자 보수 과정에 수백에서 수천억원 비용이 들어갈 수 있어, '마이너스 수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2) "정치보복 하면 행복하지 않아", 거듭 말한 이재명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2일 집권시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 "저는 그렇게 하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보수논객 정규재와의 대담에서 한 말이다.

'너도 당했으니까 (정치보복) 하겠지'라고 의심을 많이 하는데, 없는 것을 만들거나 없던 것을 뒤져서 정치보복 하는 것은 에너지 낭비가 너무 심하다. 날 잡으려고 50~60명의 검사들이 수사 법정에 매여있는데, 미제사건이 몇배로 늘었다더라. 그렇게 하면 내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그는 "5년은 정말 짧은 시간이다. 할 일이 태산같이 많은데 (정치보복 할) 시간도 아깝다"는 말도 했다.

이재명은 지난달 27일 SBS 유튜브 인터뷰에서도 "미래가 더 중요하지, 옛날 일을 뒤져서 복수 감정에서 뭘 하면 행복한가"라고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유튜브에 업로드된 매불쇼 인터뷰에서는 '2023년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두고 "당내 일부(비명계)와 검찰이 짜고 한 짓", "공천 배제한 사람은 7명 밖에 없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매불쇼 인터뷰가 알려진 후 2024년 공천에서 배제됐다가 1년 만에 이재명을 만난 박용진 전 의원이 "또 다시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등 후폭풍이 적잖았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많은 사람들이 2022년 2월 27일 대선 유세에서 "누가 정치보복을 공언하냐? 하고싶어도 꼬옥 숨겨놨다가 몰래 하는 거지"라는 이재명의 발언을 기억하고 있다.

3) 5.18 45주년 기념행사 준비 불참하는 유족회, 왜?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아래 행사위)가 12일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출범했다.

그런데 위원회에 유족회와 공로자회, 부상자회 등 5월 관련 3개 단체가 불참하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3단체는 출범식이 열리는 동안 국가보훈부가 주관하는 '존경받는 보훈단체, 미래 발전 방안 간담회'에 갔다.

2월 17일자 광주일보를 보면, 5월단체와 행사위의 갈등은 한달 전부터 배태됐다. 지난해 제44주년 행사위 상임위원장을 시민단체가 추천한 박미경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가 맡았던 만큼, 올해는 오월단체 추천 인물이 상임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 5월단체들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지낸 오병윤이 상임위원장에 선임되자 이에 반발한 3단체가 2월 12일 대표자회의에 불참했다.

행사위와 3단체 사이에는 기념행사의 성격과 방향에 대한 이견도 있다. 양재혁 5·18유족회장은 "5·18 전국화를 위해서는 보수단체들까지 아우르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하는데, 현재는 광주만의 이야기에 머무르고 있다"며 "심지어 유족들마저 들러리 신세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김순 행사위 집행위원장은 "5·18만큼 정치성을 띠는 사건도 없는데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결국 상임행사위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광주시가 올해 책정한 9억 원의 지원예산을 둘러싼 다툼의 측면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단체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5·18 기념행사를 놓고 해마다 오월 단체들이 내홍을 겪으면서 시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대동정신과 오월 정신을 강조하는 이들이 화합은 커녕 10억 남짓한 예산을 두고 헤게모니 싸움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꼬집었다.

4) 한 파이어족의 고백 "명품이 주는 행복은 딱 사흘"

'파이어족'이라는 말이 있다. 경제적 자유(Financial Independence)를 얻을 정도로 넉넉하게 돈을 모아서 조기에 은퇴하는(Retire Early)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2018년 신한카드에 입사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혼돈기에 국내외 주식과 코인으로 35억 원을 벌고 2021년 퇴사한 한정수(32)는 파이어족의 전형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다. 그가 또 다른 30대 파이어족 강기태와 함께 돈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다시 일을 시작한 파이어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썼다.

책 제목이 '파이어드(Financial Independence: Release Economic Dominion): 부의 해방일지'다.

다음은 한국일보 기사의 일부다.

그도 처음엔 많은 돈이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었다. 직장인 월급으로 사기 힘들었던 것들이 적힌 위시리스트를 하나씩 지워 나갔다. 사진 찍는 취미가 있어 선망했던 2,000만 원짜리라이카 카메라를 샀고, 명품 구두도 신었다. 가격표를 보지 않고 오마카세를 먹어도 됐다. 그런데 그런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딱 3일 가던데요. 물건으로 얻는 행복은 휘발성이 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익숙해지면 또 다시 새 물건으로 행복을 사야 하는데 그때는 그만큼 역치가 높아져 있으니까 웬만해선 만족이 안 되고 금세 공허한 거죠."


그는 드라마 제작사를 설립해 매일같이 출근한다. 그가 만나본 젊은 부자들 거의 대부분이 일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한다.

"파이어족이 되겠다고 건강 해치고 인간 관계 없애 가면서 돈에 집착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들은 돈 벌고 나면 사기당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돈이 있으면 행복의 끝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네' 하면서요."

돈 버는 법을 알려주는 재테크 서적은 아니라는데, 파이어족의 삶이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하다.

5) 미-우크라이나 휴전 제의에 군복 입고 전장 나타난 푸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안한 '30일 잠정휴전안'을 받아들였다. 지난달 28일 백악관 정상회담 파행으로 중단됐던 광물협정도 가능한 빨리 체결하기로 했다.

문제는 러시아, 정확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중이다. 그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공동발표에 반응하지 않다가 하루 만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접경지 쿠르스크주의 자국군 전투사령부를 전투복 차림으로 방문했다. 작년 8월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 일부를 점령한 이후 푸틴의 첫 방문이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최근 5일간 24개 마을을 되찾는 등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했던 지역의 86% 이상을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미국의 종전 압박 등 악재가 계속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열세를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주를 점령한 상황에서 휴전에 들어간 뒤 이 지역과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을 '거래'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푸틴의 쿠르스크주 방문은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한 상황에서 순순히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0㎞밖에 떨어지지 않은 수자에 진출했다고 주장하는데, 이 지역이 어느 쪽으로 돌아가냐가 '쿠르스크 쟁탈전'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6) 교육부 직원 절반 해고한 트럼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교육부 직원의 절반 가량을 해고했다.

AP 등 외신들에 따르면, 교육부 직원의 규모는 올해 초 4133명이었는데 11일 하루에만 1315명을 해고하며 몇 주 동안 2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계약을 종료하거나 조기퇴직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부서를 떠났다.

트럼프의 조치로 가장 타격을 입은 곳은 교육부 내 시민권국과 지역 사무소들이다. 뉴욕과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의 사무실이 폐쇄되거나 최소 인력만으로 운용하게 됐다.

미국은 연방정부의 교육 업무를 보건교육복지부가 맡아오다가 1979년 하원 의결로 1979년 교육부를 신설했다. 미국공화당은 "교육은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맡아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교육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대통령 당선 이후에 실행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작년 대선에서 "교육부가 급진주의자, 광신도,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장악됐다"며 교육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기구 신설-폐지는 의회의 권한인만큼 트럼프가 임의로 폐지할 수는 없지만, 직원들의 대량해고가 교육부 폐지의 군불을 때는 작업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교육부 폐지를 위해선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며 상원에서 통과되려면 60표가 필요하고 공화당 의석은 53석이라 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썼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검찰 즉시항고 통해 상급심 판단 받아야"
▲ 국민일보 = 분열 심화된 계엄 100일… 탄핵심판 승복이 통합 첫발
▲ 동아일보 = 美관세 이어 소고기 수입 압력 밀려온다
▲ 서울신문 = 美, 이번엔 소고기 수입 압박 "韓, 30개월 이상 제한 풀어라"
▲ 세계일보 = 두 쪽 난 광장… '네 탓'만 남았다
▲ 조선일보 = 초조한 野, 마은혁 임명 총력전
▲ 중앙일보 = 정부, 75년만 상속세 대수술 … 야당 떨떠름
▲ 한겨레 = 관세 이어…미, 30개월이상 소고기 개방 압박
▲ 한국일보 = "소고기·LMO콩 개방" 美업계 韓 압박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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