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서울인데 1년새 7억 올랐다…평균 실거래가 28억 이 동네
서울 집값 양극화
서울 서초구 아파트값이 1년 새 7억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비싼 강남권이 다른 지역보다 더 오르며 서울 내에서 ‘하우스 마태효과(Mattew Effect, 부익부 빈익빈)’는 더 심화했다.
12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초구 평균 실거래가는 28억4909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억9516만원(32.3%) 상승했다. 이달 11일 기준으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올해 1~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 매매 7231건을 지난해 1~2월과 비교·분석한 결과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서초구는 거래량이 87% 늘고 고가의 대형 면적 거래가 많았다”며 “그만큼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강남구(27억1065만원)와 송파구(18억971만원)는 같은 기간 각각 15.5%·12% 상승했다.
다른 서울 지역과의 격차도 심화했다. 지난 1~2월 강남 3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23억8118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억7619만원(18.8%) 뛰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다른 22개 자치구 평균 실거래가는 10억1103만원으로 같은 기간 1억3766만원(15.8%) 올랐다. 강남 3구와 그 외 지역의 집값 차이는 지난해 1~2월 11억3152만원에서 올해는 13억7015만원으로 벌어졌다.
여기에 지난달 서울시가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에서 해제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 조짐을 보인다. 하우스 마태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68% 오르며 7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강남구(0.52%)와 송파구(0.49%)도 상승 폭이 확대되며 서울 내 상승률 2·3위를 차지했다.
다만 강남 3구의 신고가 거래는 일부에 불과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 측은 “신속대응반을 가동해 현장 점검한 결과, 집값 상승 기대심리를 반영해 호가를 높인 매물이 증가하고 있지만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과 격차가 커 실거래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불씨가 주변으로 번질지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강남 접근성이 좋은 지역들이 강남발 상승 흐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강남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 정부가 추가적인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토허제 해제 이후 아파트값 상승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하면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672조원으로 전월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 1월, 10개월 만에 9000억원 감소했는데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2월 기준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021년(9조7000억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크다.
금융당국은 관리 가능한 범위라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은행이 대출금리를 낮추는 추세인 데다 토허제 해제가 대출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리 수준이 지금처럼 전반적으로 내려가면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와 함께 유의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윤·김경희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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