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에 몰려든 사람들, 가덕도에 몰려든 새들을 보고 놀라다

김나희 2025. 3. 1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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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조류전문가 나일 무어스 박사님과 함께하는 가덕도신공항 현장 세미나' 개최

[김나희 기자]

[기사 수정 : 18일 오전 9시 41분]

2025년 3월 9일 가덕도신공항백지화시민행동이 주최한 '조류전문가 나일 무어스 박사님과 함께하는 현장 세미나'가 열렸다. 179명의 인명이 희생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핵심 원인이 조류충돌로 판단되는 가운데, 가덕도신공항이 조류충돌로부터 안전할지 따져보는 세미나였다.

원래는 가덕도신공항 취소 행정소송에 참여하는 변호사들을 위한 현장답사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고, 일반인 참가자들에게도 열어두자는 정도의 세미나였다. 그런데 행사 며칠 전 50명이 참가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실제 참가자는 신청 없이 온 사람들까지 합해서 50명을 훌쩍 넘겼다. 가덕도신공항 문제에 대한 언론의 홀대로 사안을 알리는 데 힘들었던 시민행동 측은 고무되었다. 새 탐조인들,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들, 십대 청소년들과 선생님... 다양한 시민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세미나를 경청했다.
▲ 가덕도 현장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 조류충돌 세미나 조류 전문가 나일 무어스 박사가 가덕도 신공항의 조류충돌 위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헌석
세계적인 조류학자이자, 가덕도신공항 예정지에서 수차례 조류조사를 이어온 나일 무어스 박사는 자신이 직접 수행한 조사에 기반한 조류충돌의 위험을 이야기했다.

"가덕도는 지난 수십년간 철새들이 대규모로 이동하며, 특히 남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역삼각형 모양을 띠고 있어 최남단에 새들이 모일 수밖에 없는 지형이다. 즉, 가덕도 최남단은 새들이 가장 밀집하는 병목에 해당한다. 특히 가덕도에서는 솟구쳐 날아오르는 맹금류가 많다. 이들은 비행 고도를 확보하기 위한 상승기류를 타기 위해 연대봉을 이용한다. 가덕도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조류들은 활주로를 지나 연대봉을 향하게 된다. 맹금류는 대형 조류이기에 조류충돌이 발생한다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어 나일 무어스 박사는 "조류충돌 위험을 파악하기 위한 적절한 연구를 수행해야 하는데, 새들은 1년 내내, 그리고 하루 중에도 다르게 날기 때문에 연구는 반드시 최소한 365일 이상 하루의 여러 시간대 동안 해야 한다. 또한 비행 항로와 겹치는지 알기 위해 새들이 날아가는 방향과 고도 역시 기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가덕도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는 365일 이상이 아닌 총 62일 조사에 그쳤"다며 가덕도의 조류를 조사한다면서 50km나 떨어진 경남 홍도에서 포획한 괭이갈매기를 이용하는 등 오류가 많다고 말했다.
▲ 각 종마다 새의 이동은 연중 매우 다양한 분표를 보이는 예 붉은배새매는 4-5월, 9월에 집중적으로 한반도를 지나간다. 이 때 수천 개체까지 떼지어 지나가나, 다른 시기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시기의 조사가 누락되면 붉은배새매의 조류충돌 위험은 아예 빠지게 된다. 연중 조사가 필요한 이유이다.
ⓒ 나일무어스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청중에서는 탄식과 한숨이 흘러나왔다.

나일 무어스 박사가 직접 조사한 결과, 가장 위험하면서도 보호 가치가 높은 맹금류들이 가덕도의 조류충돌 위험에서 핵심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하지만 온전한 조사를 위해서는 1년 내내, 밤까지, 고도와 방향까지 조사해야 하므로 여전히 전체 조류 이동의 윤곽은 불투명하다. 추가적인 조사로 민물가마우지 및 재갈매기의 위험이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김해 공항도 물새들이 많지만, 주로 항공 경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가덕도신공항에 비해서는 조류충돌 위험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비슷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왜 알려지지 않는지, 언론에 제보하면 어떻겠냐는 한 시민의 질문이 있었다.

이헌석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은 예전의 국토교통부 자체 결론으로도 가덕도신공항은 낙제점이었고 김해공항 확장이 가장 타당성 있는 대안이었는데, 정치적으로 가덕도신공항이 밀어붙여지면서 부산에서는 가덕도신공항 비판이 금기시되는 분위기임을 설명했다.

"수없는 기자회견과 부산시청 앞 천막농성을 했지만, 부산지역 언론은 누구도 보도하지 않았다. 심지어 직전에 있었던 탈핵 이슈 기자회견에 이어서 가덕도 기자회견을 했는데, 탈핵 기자회견에 잔뜩 모여있던 이들이 우르르 빠져나가는 것도 목격했다. 개인적으로 아는 기자들에게 '조금만 남아서 취재해주세요'라고 애걸도 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자리를 떴다. '어차피 취재해도 데스크에서 짤려요'라는 것이다. 그나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기자회견 내용이 지역언론에 '조금' 보도되었다."

또다른 시민은 산업단지나 부산신항 등의 사업 때 이루어진 조류 조사 결과를 참고할 수 있겠냐고 질문했다. 무어스 박사는 조류충돌 위험 조사는 다른 조류 조사와 완전히 다르다며, 여타 조류 조사는 돌아다니며 새들을 찾는 조사가 중심이지만, 조류충돌 위험 조사는 고정된 지점에 앉아서 하늘을 지나가는 새들을 확인하는 것이 중심이어야 하고 누락되는 시간대 없이 조사해야 하기 때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금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서는 그러한 데이터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국제기구나 해외의 환경운동단체와 함께 하여 이 가덕도신공항을 멈추는 방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무어스 박사는 이렇게 답했다.

"지금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사실 전 세계 어디서나 일어난다. 그곳의 문제는 그곳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싸운다. 연대는 하겠지만 여기는 여기의 사람들이 싸워나갈 수밖에 없다."
▲ 가덕도 국수봉이 보이는 위치에서 이루어진 조류충돌 현장 세미나 조류학자 나일무어스 박사가 시민들에게 조류충돌 위험을 설명하고 있다.
ⓒ 오동필
이어진 야외 탐조 시간에는 새매, 솔개, 큰부리까마귀 등의 새를 관찰하며 국수봉을 완전히 폭파하고 그 앞바다를 대규모로 매립하는 계획을 실제로 체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 청소년 탐조인들은 나일 무어스 박사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을 같이 찍으며 못 다한 질문을 이어갔다.
가덕도신공항 재판을 이끌고 있는 녹색법률센터의 최재홍 변호사는 이날 행사에 참여하여 "달걀로 바위치기의 패소 전문 변호사인데, 여론이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 소송을 할 필요가 없는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 가덕도신공항 조류충돌 위험 현장세미나 가덕도 현장에서 조류충돌 위험을 확인하는 현장 세미나가 열렸다.
ⓒ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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