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전패' 삼성생명, 3시즌 연속 챔프전 좌절

양형석 2025. 3. 12.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자프로농구] 11일 PO 5차전 BNK에게 58-70 패배, '리버스 스윕' 실패

[양형석 기자]

BNK가 안방에서 삼성생명을 꺾고 우리은행의 챔프전 파트너로 결정됐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 썸은 1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70-58로 승리했다. 홈에서 1, 2차전을 잡아낸 후 용인에서 열린 3, 4차전을 내주며 '리버스 스윕'을 당할 위기에 놓였던 BNK는 안방에서 삼성생명을 꺾고 2022-2023 시즌에 이어 2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해 우리은행 우리WON을 상대하게 됐다.

BNK는 김소니아가 20득점14리바운드, 이소희가 15득점3스틸, 안혜지가 10득점8어시스트, 이이지마 사키가 12득점4리바운드, 박혜진이 11득점6리바운드4스틸을 기록하며 주전 5명이 고른 활약을 선보였다. 반면에 역대 최초의 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을 노렸던 삼성생명은 김아름과 배혜윤이 선전했지만 키아나 스미스가 4득점, 이해란이 2득점으로 침묵하면서 3시즌 연속 챔프전 문턱에서 좌절했다.

변화 대신 안정 택했던 삼성생명의 비시즌
 삼성생명은 2021년 챔프전 MVP 김한별 트레이드의 유산으로 WNBA 출신 키아나 스미스를 데려왔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삼성생명은 지난 2020-2021 시즌 정규리그 14승16패로 간신히 플레이오프행 막차티켓을 따낸 후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승률 .733의 우리은행, 챔프전에서 승률 .700의 KB스타즈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여름리그 이후 15년 만에 차지한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 제도가 바뀐 첫 시즌의 혜택을 본 데 이어 봄 농구에서 강호들을 차례로 제압하며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15년 만에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이후 챔프전 MVP 김한별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며 과감한 리빌딩을 단행했다. 전 시즌 우승팀들이 연속 우승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이 때문에 2021-2022 시즌 5위로 떨어졌지만 덕분에 2시즌 연속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어 특급 유망주 이해란과 WNBA 출신의 혼혈 선수 키아나 스미스를 지명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배혜윤을 주축으로 키아나, 이주연, 이해란, 강유림으로 이어지는 매력적인 라인업을 구축한 삼성생명은 2022-2023 시즌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비록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키아나와 이주연이 동시에 무릎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대형악재가 터졌지만 삼성생명은 주전가드 2명이 동시에 이탈한 상황에서도 정규리그 3위 자리를 지켰고 2시즌 만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내며 선전했다.

지난 시즌에는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과 박지수(갈라타사라이SK)가 부상을 털고 돌아온 KB가 시즌 내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삼성생명은 부상에서 복귀해 21경기에 출전한 키아나가 3점슛 성공률 38.5%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3위로 두 시즌 연속 봄 농구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우리은행을 상대로 1승을 먼저 거둔 후 내리 3연패를 당하면서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KB의 박지수와 우리은행의 박지현(아줄마리노 마요르카 팔마)이 해외 리그에 진출하면서 WKBL은 모든 구단이 우승을 노릴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평준화됐다. 이에 각 구단들은 경쟁적으로 FA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모든 구단이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던 지난해 비시즌 동안 삼성생명은 홀로 별다른 움직임 없이 조용하게 보냈다.

빼앗긴 '홈어드벤티지'에서 갈린 PO 결과
 만35세 베테랑 배혜윤이 팀의 중심인 삼성생명은 아직 배혜윤의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삼성생명이 조용한 비시즌을 보낸 데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3위를 하면서 잘 닦아놓은 팀 색깔을 흔드는 것보다는 기량이 올라오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이해란이 프로 입단 후 점점 기량이 향상되면서 어느덧 삼성생명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고 지난 시즌 신인왕 키아나도 풀타임 소화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삼성생명은 시즌 개막과 함께 4연패를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내리 7연승을 기록하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록 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2승5패에 그치면서 세 시즌 연속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지만 .567의 승률(17승13패)은 지난 2010-2011 시즌(.657) 이후 가장 높았다. 게다가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 상대는 홈 경기 전승을 포함해 정규리그에서 4승2패로 우위에 있었던 BNK였다.

삼성생명은 적지에서 열리는 1, 2차전에서 1승을 가져온 후 용인에서 승부를 걸어 챔프전 티켓을 따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홈에서 열린 3, 4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BNK를 상대로 '안방불패'를 이어갔다. 하지만 부산에서 열린 1, 2, 5차전을 모두 내주면서 세 시즌 연속으로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2경기 차이로 얻지 못한 '홈 어드벤티지'가 3시즌 연속 챔프전 좌절을 가져온 셈이다.

삼성생명은 키아나를 비롯해 이주연, 조수아, 아시아쿼터 히라노 미츠키까지 가드진이 풍부한 팀으로 꼽힌다. 하지만 포인트가드라기보다는 슈팅가드에 가깝고 이주연도 경기 운영보다는 수비와 허슬 플레이에 특화된 가드다. 정규리그 식스우먼 수상자 조수아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실제로 이번 시즌 삼성생명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가드가 아닌 센터 배혜윤(4.70개)이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삼성생명의 기둥으로 활약한 배혜윤은 다음 시즌이 개막할 때가 되면 만 36세가 된다. 여전히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명불허전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배혜윤이 삼성생명의 에이스로 팀을 이끌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세 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 실패를 통해 드러난 약점들을 보완하지 못하면 매 시즌 중·상위권에서 꾸준한 성적을 올렸던 삼성생명도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