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정책" 개학 1주 만에 늘봄실무사들 성토 쏟아져
[충북인뉴스 최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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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북지부는 11일 충북교육청 앞에서 과중한 늘봄실무사 업무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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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은 미친 정책입니다. 업무량, 책임감. 해도 너무합니다. 못 참겠어요. 교육부에서 그냥 하라고 하면 해야되는거 알겠습니다. 교육청에서 하라는 거 정말 다 했어요. 근데 일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책임과 업무를 부여하는 시스템. 이 늘봄시스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전국교육공무직 카페 내용 중)
'늘 봄처럼 따듯한 학교'라는 표어를 내걸고 시작된 늘봄교실의 실무사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성토하고 나섰다.
학기가 시작된 지 채 2주가 되지 않았음에도, 사직서를 이미 제출했거나 이직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공무직 카페에는 늘봄 교실 운영 방식과 현재 상황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이 다수 게재되어 있다. 충북지역에서도 현재까지 사직서를 제출한 늘봄실무사는 6~7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북지부(아래 학비노조 충북지부)는 11일 오전 충북교육청 앞에서 과중한 늘봄실무사 업무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3월 4일 신학기가 개학하여 늘봄교실도 열렸지만 실무사의 업무폭탄에 늘봄교실은 붕괴지경"이라며 "향후 업무폭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늘봄교실은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미 예견된 늘봄실무사의 업무폭탄을 졸속·탁상행정으로 키운, 윤건영 교육감은 책임지고 늘봄실무사의 업무폭탄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늘봄실무사 일, 얼마나 많길래…
늘봄실무사는 지난해 11월 교육공무직으로 채용됐다. 늘봄이라는 것이 당초 기존 방과후 업무와 돌봄을 합친 것이니만큼 업무는 이 모두를 아우른다.
늘봄실무사의 업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 방과후업무(특수학급 포함) 돌봄 운영계획 수립 및 실행 ▲ 행정 및 회계업무 처리 ▲ 수요 조사 및 민원 처리 ▲ 교육 프로그램 편성 및 운영 ▲ 강사 선정 및 관리 ▲ 연수 및 교육 ▲ 특별 프로젝트 추진 등 그야말로 방과후 업무와 돌봄 업무를 총괄한다.
일반적으로 한 학교당 한 명의 늘봄실무사가 근무하고 늘봄실장은 4~5개의 학교를 순회하며 지원한다.
그러나 늘봄실장은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학교의 늘봄실무사가 사직을 했을 경우, 이른바 '땜빵'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실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에도 놓이게 된다.
올해로 충북지역 학교 근무 경력 10년째인 B씨는 "지난해 11월 채용되어서 일을 한 지 3개월 정도 된다"며 "교무실무사, 행정실무사, 행정 대체 하면서도 이렇게 방대하고 책임감이 막중한 직종은 처음이고 초근을 밥 먹듯이 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업무량이 정말 상상을 초월하고 견딜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현재는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이 받는 급여는 교육공무직 임금 2유형으로 경력과 가족 수당이 없는 경우 한 달 급여는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비노조 충북지부는 "가뜩이나 신설 직종으로 떠넘겨진 업무폭탄에, 준비되지 않은 신학기 개학으로 늘봄실무사는 홀로 동분서주하다 결국 사표를 던지고 있다"며 "이미 지난주에 사직한 늘봄실무사가 나왔고 학비노조가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늘봄실무사 선생님들이 사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를 쥐어짜서 유지되는 학교 현장을 바꿔야 한다"며 "초고강도 노동으로 사람을 구할 수 없는 학교급식실처럼 늘봄교실을 만들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윤건영 교육감은 학교에서 아이들과 사진만 찍을 것이 아니라, 늘봄교실을 직접 둘러보고 늘봄실무사의 업무폭탄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충북교육청은 설명자료를 통해, ▲ 늘봄학교 지원인력 배치(256교 396명) ▲ 늘봄 코디네이터 추가지원(지자체 여성인턴사업 연계 도내 과대학교 13교 배치) ▲ 2026년 늘봄실장 추가 배치 ▲ 늘봄지원센터 내 상시적 소통창구 운영 ▲ 늘봄학교 운영 실무지원 자료 제작·보급 ▲ 늘봄실무사 역량 강화 연수 및 현장 컨설팅 실시 등을 약속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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