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윤석열, 구속 사유 사라지지 않았다

박성우 2025. 3.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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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사유 증거인멸 염려 여전... 절차적 하자로 구속 취소하고 재구속한 전례 있어

[박성우 기자]

▲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결국 윤석열이 풀려났다. 구치소에서 걸어 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그의 모습에 많은 시민들은 허망함과 분노를 느껴야만 했다.

윤석열을 풀어준 주체는 일차적으로 법원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검찰이 구속기간 만료된 후에 기소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범위와 구속기간 사용 및 신병인치 절차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해석, 판단이 없기에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한 사유, '증거인멸 염려'는 사라지지 않았다
 법원이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형사소송법에 따라 이러한 구속의 사유가 없어지거나 사라졌다고 판단해야 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원의 취지는 "만약 이러한 논란을 그대로 두고 형사재판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상급심에서의 파기 사유는 물론,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자료에서 보이듯이 '후일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적법성 등 절차적 문제를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허나 법원의 취지가 원칙대로 옳다고 해서 법원의 결정이 옳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형사소송법 제93조는 구속 취소의 사유로 "구속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된 때"라고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70조는 구속의 사유로 "1.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2.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3.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윤석열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이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형사소송법에 따라 이러한 구속의 사유가 없어지거나 사라졌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법원이 내놓은 설명자료에는 증거인멸 우려에 대한 부분은 없었다.

절차적 하자로 구속 취소한 직후 법원이 재구속한 사례
 구속 절차가 위법했으니 구속 취소를 결정한 뒤, 구속 취소 즉시 법원이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해 적법하게 피고인의 구속 상태를 유지한 사례 또한 있다(대법원 판결 2018도19034).
ⓒ 케이스노트
이런 가운데 과거 판례 중에 '절차적 하자'로 인해 구속 취소를 결정하고, 법원이 다시 구속한 경우가 있어 눈길을 끈다. 2019년 대법원은 피고인의 신병확보를 위한 구속 등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반되었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았다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아니라고 판결했다(대법원 2018도19034 판결).

해당 사건에서 1심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사전 청문절차 없이 발부된 구속영장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 그리고 구속 취소한 당일, 1심 법원은 구속사유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적법하게 새로 발부해 피고인을 재구속했다.

즉 구속 절차가 위법했으니 구속 취소를 결정한 뒤, 구속 취소 즉시 법원이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해 적법하게 피고인의 구속 상태를 유지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70조에 따라 법원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 인멸 염려 등의 구속 사유가 있는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 재판부는, 윤(석열) 측에 형사소송법 제72조에 따라 변명기회를 충분히 준 다음, 이미 재판서류에 첨부되어 있는 원래의 구속 사유의 확인을 거쳐, 곧바로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소담당 검사는, 구속을 계속할 사유가 있음을 의견서로 제출하기 바란다. 수사·기소 검사들은 윤의 구속사유 없음을 믿지 않을 것이므로, 의견서 제출이 하등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드문 일이나, 수십 년 역사에 처음 있는 구속기간 시분초 산정의 기준을 창안한 재판부라면, 그런 드문 일을 못할 리가 없다"고 하기도 했다.

한 명예교수는 "구속절차상의 위법이 있어, 그 위법을 시정하기 위해 구속 취소 결정을 하고, 적법한 청문절차를 밟아 구속 사유가 있음을 인정하고, 같은 날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한 사례가 있다(2018도19034 판결 참조)"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률 전문가들 "윤석열 재구속, 가능하다"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을 맡았던 김경호 변호사 또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에서 구속 중인 피고인을 석방(구속취소)했다가 다시 구속해야 할 필요가 생기면, 형사소송법상 '재구속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김경호 변호사 페이스북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동일 범죄에 대한 재구속은 불가능하다. 다만 여기에 예외는 있다.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류혁 변호사는 10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구속 취소 사안의 경우엔 풀어주면서 직권으로 다른 영장을 발부할 별개의 범죄가 있다면 직권으로 영장을 발부해서 재구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구속 취소와 동시에 동일 범죄 사실에 대하여도 재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을 맡았던 김경호 변호사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에서 구속 중인 피고인을 석방(구속취소)했다가 다시 구속해야 할 필요가 생기면, 형사소송법상 '재구속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은 사법기관으로서 수사기관보다 높은 독립성과 중립성을 가지고 있고, 공판 절차에서 더욱 엄격한 심사를 거치므로, 구속 취소와 동시에 동일 범죄 사실에 대하여도 재구속 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이는 <법원실무제요 형사 III(2022년, 460쪽)>에서도 명시하고 있는 핵심 내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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