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15년만에 총살로 사형 집행…사형수가 직접 선택했다

미국에서 15년만에 사형수에 대한 총살형이 집행됐다. 사형제가 부활된 1977년 이후 미국에서 총살형이 집행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 애인의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형수 브래드 시그몬(67)에 대한 사형 집행이 이날 오후 6시 5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도 컬럼비아에 있는 브로드리버 교도소에서 이뤄졌다.
시그몬은 사형 집행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미 연방대법원이 이날 이를 기각하면서 즉각 형이 집행됐다.
총살형은 세 명의 교도관에 의해 집행됐다. 시그몬은 머리에 후드를 뒤집어쓴 채 의자에 묶여 앉았다. 심장이 있는 그의 왼쪽 가슴 위에 표적지가 부착됐다. 교도관들은 표적지를 향해 소총을 격발했다.
이날 시그몬의 형 집행 장면은 언론에도 공개됐다. 사형집행실 방탄유리 뒤에서 집행을 지켜본 한 현지 방송사 기자는 집행관 세 명의 총이 동시에 격발됐고 총소리는 "한 방처럼" 들렸다고 전했다.
시그몬은 형 집행 직전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유언장에서 "사형제를 종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동료 기독교인들에 대한 요청이자 사랑의 증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그몬은 2001년 전여자친구의 부모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총살형을 선택한 건 시그몬이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사형수에게 3가지 집행 방법을 제안하는데, 약물을 투여하는 ‘주사’, 고압 전류로 감전시키는 ‘전기 의자’, 총으로 저격하는 ‘총살’이다. 시그몬은 "전기 의자는 너무 잔인하고, 독극물 주사는 신뢰할 수 없다"며 총살형을 선택했다.
미국에서 총살형 집행은 시그몬 이전 세 차례뿐이다. 1977년과 1996년, 2010년에 총살로 3명이 처형됐으며 모두 유타주에서 집행됐다. 그러나 가장 폭력적인 처형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0년 이후엔 사례가 없다.
한편 이날 형 집행을 앞두고 브로드리버 교도소 밖에서는 사형제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살인을 하지 말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사형 폐지를 촉구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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