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철 아닌데" 공무원 매의 눈…'착한 빵' 정체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세종시에서 인기 있었던 이른바 ‘한글빵’이 원산지표시법을 위반했다가 적발됐다. 이 업체는 빵 재료인 복숭아와 쌀을 국내산으로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업소측이 복숭아가 생산되지 않는 계절에도 국산 재료를 쓰는 것으로 표시하자 의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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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대표적 빵, 원산지 표시 위반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농관원)은 8일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세종시내 H제빵업체 대표 A씨(55)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농관원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년 9개월 동안 그리스와 중국에서 생산된 복숭아와 외국산·국산 쌀을 주원료로 빵을 만들고, 주원료 원산지를 '세종시'라고 표시해 팔아왔다.
'조치원복숭아'는 세종시를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이 업소가 판 제품은 모두 24만 8448개, 금액은 6억2000만원에 달한다고 농관원측은 설명했다. 농관원은 "A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세종산 복숭아와 쌀을 사 업소 안에 진열하고, 적발된 뒤에도 위반 물량을 줄인다며 거래처에 자료를 줄여 요청하는 등 증거를 숨긴 정황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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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가 지정한 '착한 가게'
이 업체는 세종시로부터 보조금으로 1억여원을 받았고, 업체가 만든 빵은 시로부터 '고향사랑기부금' 답례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23년 8월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세종시 착한가게 700호점'으로 지정됐다.
세종시 한글빵 원산지 표시위반 적발을 계기로 농관원의 원산시 표시 위반 적발 기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농관원 충남지원에 따르면 원산지를 위반하는 대표적인 농축산물은 김치·돼지고기·소고기 등이다.
이 가운데 농관원은 김치의 경우 주로 음식값을 보고 원산지표시 위반을 의심한다. 예를 들어 원산지는 국산으로 표시했는데 상식적으로 가격이 너무 싸면 원산지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럴 때 해당 업소에 가서 김치 등 음식 재료 공급업체와 거래한 영수증을 보고 업체 등에 확인한다.

돼지고기는 코로나19처럼 진단키트로 확인
이와 함께 돼지고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감염 여부를 판단할 때와 유사하게 진단 키트를 사용해 판별한다. 돼지고기 사이에 틈을 낸 뒤 진단키트를 꽂고 5분 정도 지나면 빨간 선이 표시된다. 이때 빨간 선이 두줄로 나타나면 국산, 한줄이면 국산이 아니라고 한다. 농관원 관계자는 “국산과 외국산 돼지고기에 약간의 성분 차이를 감지하는 키트"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고기는 유전자(DNA)를 대조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국내산 소는 대부분 유전자가 등록됐기 때문에 외국산과 비교가 쉽다는 게 농관원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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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업소 명단은 1년간 공개
농관원은 '농산물 원산지 표시' 및 '축산물 이력제(履歷制)'를 위반한 업소 명단을 처분이 확정된 날부터 12개월(1년) 동안 농관원(www.naqs.go.kr)과 축산물 이력제(www.mtrace.go.kr) 홈페이지를 통해 각각 공개한다. 특히 축산물 이력제를 위반한 업소는 대표 이름까지 실명으로 밝힌다.
원산지표시법 처벌 규정을 보면 , 거짓 표시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또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 방법을 어기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축산물이력법을 어긴 사람에게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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