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파위 이탈한 현대건설, 정지윤의 책임감이 커졌다…“플레이오프까지 좋은 리듬으로”[스경x현장]
현대건설은 지난 6일 선두 흥국생명을 상대로 4연패를 끊었다. ‘해결사’로 나선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24)이 개인 한 경기 최다 25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 뒤 “득점과 공격 성공률이 잘 나왔다”며 정지윤을 수훈 선수로 꼽았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은 4라운드까지 1위 흥국생명을 승점 5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날개 공격수 위파위 시통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뒤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를 조기 확정하자, ‘2위 싸움’ 대신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주력하기로 했다.
강 감독은 흥국생명과 경기에서도 핵심 전력인 양효진과 모마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마찬가지로 페이스 조절 중인 흥국생명도 김연경, 투트쿠 등을 제외하고 라인업을 짰다. 모마 대신 주포 역할을 맡은 정지윤은 2세트에만 11점을 몰아치는 폭발력을 보이며 세트스코어 1-3 역전승을 이끌었다.
정지윤은 “처음에는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며 “팀원들과 ‘재밌게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점 몸에 힘도 빠지고 원하는 코스로 때릴 수 있었다”고 복기했다.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현대건설에 6라운드 성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연패 사슬을 끊지 못하고 정규리그를 마무리하는 건 팀 분위기 차원에서 좋지 않다. 선수들은 연패를 의식해 분위기가 침체하지 않으려 애썼다.
정지윤은 “6라운드 시작부터 승패를 떠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더 과감하게 하기로 했다”며 “물론 경기에서 지면 속상하지만, 플레이오프까지 멀리 보고 간다는 생각으로 분위기를 다잡았다”고 전했다.
정지윤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현대건설과 3년 총액 16억5000만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고액 연봉자로서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도 당연히 크다. 여기에 같은 포지션인 위파위가 빠지면서 정지윤의 책임감은 더 커졌다. 위파위는 지난 시즌부터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던 아시아쿼터 선수다.
정지윤은 “주축 선수가 빠지면서 전력이 약해진 건 사실이다. 선수들도 이 부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동료들과 팀을 먼저 생각하기로 뜻을 모았다. 저는 같은 포지션인 위파위가 빠졌으니까 공격과 수비에서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2위 정관장과 승점 차를 지웠다. 양 팀은 9일 수원에서 6라운드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미리 보는 플레이오프로 승패에 따라 2위 자리가 바뀔 수 있다. 부키리치, 박은진이 부상으로 빠진 정관장도 속도 조절 중인 가운데, 현대건설은 일단 주전 라인업을 가동할 계획이다.
정지윤은 “상대가 어떤 멤버로 나올진 모르지만, 정관장은 공격력이 좋고 블로킹이 높은 팀”이라며 “주전 선수들이 들어오면 여러 코스로 때려보겠다”고 예고했다.
“플레이오프가 1순위”라고 밝힌 정지윤은 “남은 경기에서 좋은 리듬과 감각을 유지하려고 제일 많이 신경 쓰고 있다”며 “플레이오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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