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트라우마 겪는 이민자가 건축으로 말하고 싶었던 건...
[임순혜 기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브루탈리스트>는 미국으로 건너온 건축가 라즐로의 일대기와 건축물을 완성하는 과정의 기나긴 여정을 다룬 영화로, 브래디 코베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는 전쟁의 상흔을 뒤로하고 미국에 정착한 건축가 라즐로 토스(애드리언 브로디)의 이야기를 담는다.
미국 이민자의 냉혹한 현실 속에 전쟁의 트라우마를 견뎌내던 어느 날, 라즐로의 천재성을 알아본 부유한 사업가 해리슨(가이 피어스)이 기념비적인 건축물 설계를 제안해 라즐로가 건축을 하며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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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브루탈리스트’의 한 장면 |
| ⓒ 유니버셜픽쳐스 |
라즐로 토스는 전쟁의 상처와 흔적에서 영감을 받아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조해 낸다. 시대와 공간, 빛의 경계를 넘어 대담하고 혁신적인 그의 건축 설계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반대에 부딪힌다. 후원자 해리슨의 감시와 압박, 주변의 비난이 거세질수록 오히려 자신의 혁신적인 브루탈리즘 건축에 자신을 투영하던 라즐로는 결국 공사를 중단한다.
애드리언 브로디는 라즐로 토스 역을 맡아 발 디딜 곳 없이 소속이 불분명한 이민자를 그려냈다. 삶의 연대기와 전쟁의 트라우마를 혁신적인 건축 예술로 승화시킨 천재 건축가 라즐로 토스의 30년에 걸친 삶의 궤적을 완벽히 표현했다.
그는 "나의 삶에 큰 영향을 준 두 가지 요소에서 영감을 받았다. 헝가리 난민의 아들로 자란 실제 경험과 '피아니스트'에서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을 연기했던 기억을 떠올렸다"며 영화 '피아니스트'의 경험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라즐로 토스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애드리언 브로디는 '피아니스트'에서 유대인 작곡가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을 연기해, 2003년, 최연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당시 만 29세) 했다.
라즐로의 아내 에르제벳 토스 역은,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제인 호킹 역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펠리시티 존스가 맡았다. <브루탈리스트>에서 조용하지만 강인한 내면의 힘을 가진 에르제벳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에르제벳의 고통과 고난을 화면 가득히 생생하게 담아냈다.
라즐로 토스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건축물 설계를 제안하는 진보적인 사업가 해리슨 리 밴 뷰런 역은, '프로메테우스', '아이언맨 3', '메멘토' 등 맡은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 가이 피어스가 맡았다. 그는 극이 진행될수록 라즐로의 구원자이자 고통을 주는 존재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이 피어스는 겉으로는 친절하고 호의적이지만, 때때로 분노와 폭력성을 드러내는 해리슨의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변덕스러운 본성을 바탕으로 권력과 통제에 대한 갈망을 심도 있게 표현하며, 자본주의의 극단적 과잉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극의 긴장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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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브루탈리스트’의 한 장면 |
| ⓒ 유니버셜픽쳐스 |
애드리언 브로디가 건축하려 한 브루탈리즘 건축 양식은 1950년대 영국에서 전후 복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등장한 건축 양식이다. 노출된 콘크리트나 벽돌과 같은 소재의 본질을 드러내는 미니멀리즘 구조로, 장식적 디자인보다 구조적 요소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브루탈리스트>를 준비하던 브래디 코베 감독은 실제 건축학자인 장 루이 코헨의 자문을 통해 전쟁으로 인해 강제 추방당하고 다른 나라에서 다시 건축가의 삶을 살았던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각본가 파스트 볼과 함께 새로운 인물과 스토리를 창조하기로 했다.
브래디 코베 감독은 "브루탈리즘 건축물이 차갑고 엄격한 동시에 기념비적인 건축 양식"이라며, "사랑받기도 하지만, 그만큼 미움도 받는 브루탈리즘 건축물은 사람들이 즉시 이해하지 못한다. 대중에게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걸리나, 이 부분이 이민자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세기 중반 전후를 배경으로 한 브루탈리즘 건축 양식이 주인공 라즐로의 핵심 서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영화는 20세기 중반 뉴욕을 디자인한 경험이 있는 프로덕션 디자이너 주디 베커가 맡아 정교하게 재현했다. 주디 베커는 "이번 영화의 가장 큰 도전은 단순히 시대에 맞는 세트와 장소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라즐로의 삶과 투쟁을 상징하는 문화센터를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극 중 등장하는 문화센터를 통해 라즐로가 완성해 가는 건축물이 영화의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상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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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브루탈리스트’의 한 장면 |
| ⓒ 유니버셜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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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브루탈리스트’ 포스터 |
| ⓒ 유니버셜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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