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교 넘지말라' 지시 수방사 대령, "자랑스럽다"는 고향 친구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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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제1경비단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
| ⓒ 헌법재판소 제공 |
지난 2월 13일 조성현 대령(48,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이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말이다. 조 대령은 이날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라고 증언했다. 일각에서는 조 대령이 수방사 후속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말라'고 지시해 혹시 모를 2차 계엄으로 인한 유혈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충남 서천에서 자란 두 명의 전·현직 군인
숨겨진 이야기는 더 있다. 12.3 내란 사태에서 묘하게 운명이 엇갈리고 있는 2명의 전·현직 군인의 이야기다. 전직 정보사령관 출신인 '민간인' 노상원(62)과 앞서 언급한 조성현 대령이 바로 그들.
12.3 내란에 깊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사령관은 그의 수첩 속에서 정치인과 언론인, 시민사회 인사들에 대한 '수거 대상' 명단이 나오면서 충격을 안겼다.
조성현 대령과 노상원은 일단 비육사와 육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비된다. 노상원은 육군사관학교 41기(수석 입학) 출신이다. 조성현 대령은 학군(충남대 ROTC) 39기 출신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둘은 충남 서천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2.3 계엄 사태의 시작과 끝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이들의 고향이 같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노상원 전 사령관의 고향이 서천이라는 사실을 밝혀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서천 수재 노상원 전 사령관, 어쩌다가 내란에..." https://omn.kr/2bpuj ).
조성현 대령의 고향이 서천이라는 제보를 받은 기자는 지난 3일 충남 서천의 한 마을을 찾았다. 이곳은 조성현 대령의 고향으로 확인된 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조 대령의 어린 시절을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조 대령이) TV에 나온 것을 봤다. 말을 참 잘했다. 어릴 때부터 단단하고 똘망똘망했다.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아이였다"라며 "고등학교 때 객지로 나갔다. 그 이후의 소식은 잘 모른다. 대령으로 진급했을 때는 마을에 축하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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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 조성현 대령, 오른쪽 노상원 전 사령관(개명 전 노용래). 두 전현직 군인의 초등학교(국민학교) 졸업앨범 속 사진이다. |
| ⓒ 이재환 |
지역언론인 A씨는 조 대령과 초·중학교를 함께 다닌 죽마고우다. A씨는 "12.3 내란의 주요임무종사인 노상원이 서천 출신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었다"라면서도 "하지만 수방사 후속부대 투입을 막은 조성현 대령도 서천 출신이고 내 친구다. 장난꾸러기같은 어린시절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계엄으로 온 국민이 분노에 휩싸인 가운데 당당하게 헌법재판소 증언대에 나선 조 대령을 보면서 '이 시대의 참 군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용기를 낸 내 친구 조성현을 응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조 대령의 또 다른 친구 B씨도 "조 대령은 어릴 때부터 통솔력이 강한 친구였다. 스무살 중반에 만났을 때 군에서 장기복무를 할 생각이라고 얘기했다"라며 "그때도 그가 훌륭한 군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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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서천의 한 마을. |
| ⓒ 이재환 |
이강선 서천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서천 주민으로서 헌법을 유린하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서천출신) 노상원 깊이 개입됐다는 점이 상당히 부끄럽고 안타까웠다"라면서도 "하지만 같은 군인으로 불법계엄을 인지하고 막은 조성현 대령도 우리 지역 사람이라는 점에서 고맙고 자랑스럽다. 조 대령은 헌재에 출석해서 양심에 따라 합리적으로 진술을 했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정리되면) 조 대령의 구명운동도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일정한 시기가 오면 지역 시민사회와 논의해서 추진을 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금봉 전 충남도의원도 "조 대령 같은 훌륭한 군인이 우리 지역 출신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구명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 오면 지역사회에서도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지역에서 조 대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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