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필름에 담은 눈 내린 목포, 겁나게 정겹네
디지털 사진이 이메일이라면 필름 사진은 손편지 정도로 여기며 천천히 세상을 담습니다. 여정 후 느린 사진 작업은 또 한 번의 여행이 됩니다. 수평 조절 등 최소한의 보정만으로 여행 당시의 공기와 필름의 질감을 소박하게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사진 하단에 사진기와 필름의 종류를 적었습니다. <기자말>
[안사을 기자]
벌써 '지난' 겨울이 되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특히 연평균 기온이 점점 오르면서 눈다운 눈을 못 보던 남쪽 지방에 정말 오랜만에 눈이 수북이 쌓이는 날이 몇 번 있었다. 1월엔 목포를, 2월엔 영광 법성포의 설경을 담았다. 봄이 오는 듯하더니 4일엔 또 전국 곳곳에 눈 소식이다. 그때의 눈 사진이 생각난 이유다.
1월 9일, 전남 서쪽에 폭설이 내리고 있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서둘러 카메라와 필름, 그리고 급한 대로 이삼일 지낼 짐을 챙겨 목포로 향했다. 안전을 위해 겨울 전용 타이어를 비롯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순식간에 쌓인 눈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광주 외곽에 멈추어 하룻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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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새, 저수지, 월출산 영암 금지제 너머로 보이는 월출산의 자태 |
| ⓒ 안사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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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꼿꼿하게 신학리와 금강리를 연결하는 다리 위. 다년살이 풀인지, 겨울의 풍파에도 힘을 잃지 않고 서 있다. |
| ⓒ 안사을 |
섬을 제외하고 목포의 가장 남쪽 끝으로 내려오면 서산동이 있다. 벽화와 시화가 가득하고 영화 <1987>의 촬영지인 '연희네 슈퍼'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어촌의 옛 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마을의 정경이 아직도 가득하다. 혈관처럼 뻗은 좁은 골목을 걸으면, 한쪽은 어깨 높이로 지붕이 있고 다른 한쪽은 머리보다 높게 집 외벽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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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내린 서산동 스산한 듯 따뜻하고 복잡한 듯 고요한 곳 |
| ⓒ 안사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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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지의 세계로 가는 길 그곳은 무인으로 운영되는 소품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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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자기한 이정표 |
| ⓒ 안사을 |
이곳은 영화 <1987>에서 이한열 열사와 연희가 시국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장면, 이한열 열사에 대한 비보를 들은 뒤 시위 현장으로 연희가 달려가는 장면을 찍은 곳이다. 영화를 봤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내가 살던 시기의 이야기지만 내가 겪지 않은 이야기. 갓 세 살이었으니 나의 세계는 부모의 품 안에서 더없이 평화로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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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쌓인 계단 아직 주인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눈이 여전히 쌓여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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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보 사진관 흑백으로 사진을 찍어준다는 사진관과 그것을 흑백으로 찍은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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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산동 시화골목길 입구이자 보리마당으로 올라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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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보다 더 전에는 봉수대를 관리하던 봉졸들이 지내던 초소 터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바보마당은 신조어이긴 하지만, 어쩌면 더 깊은 유래를 반영하는 단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봉수대 초소라면 경계를 했을 것이고 바다가 보여야 했을 테니 말이다.
노적봉을 뒤로 하고 언덕을 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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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적봉 이순신 장군이 군량미인 것처럼 꾸며서 왜군을 물러가게 했다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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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항이 내려다보이는 곳 가로등과 석재 계단이 고풍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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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의 시가지 안개에 빛이 산란되어 눈이 부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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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양동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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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이유에서인지 서둘러 핀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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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법성포의 설경을 담은 필름사진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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