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렬의 공간과 공감] 오래전 완성된 고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도시국가)는 또 하나의 높은 도시, 아크로폴리스를 가졌다. 잘 알려진 곳은 단연 아테네로 평지 가운데 우뚝 솟은 150m 높이 바위산에 그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이 도시를 내려보고 있다. 미케네 시대에 궁전이 있었고 불규칙한 지형을 보완해 높이 10m, 두께 6m의 단단한 성벽을 축조했다. 폴리스 시대가 되면서 도시의 수호신 아테나를 위한 신전 도시가 되었다. 현재 모습은 아테네의 황금시대(기원전 460~430)를 주도한 페리클레스 치하 때 만들어졌다. 페르시아 침략을 막았고, 민주정을 완성했으며, 델로스 동맹의 맹주가 된 최고의 기념물이었다. 조각가 페이디아스의 지휘 아래 건축가 익티누스 등 최고의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면 정문인 프로필라이아에 들어선다. 광장 중앙에 9m 높이의 갑옷 입은 아테나 신상이 서서 전체의 중심을 이루었다. 양옆으로 에렉테이온과 파르테논 두 신전이 당당한 모습으로 섰다. 이외에도 승리의 아테나 니케 신전 등 10여 동의 건물들이 산재했다. 여러 건물은 불규칙하게 배열된 듯하지만 절묘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었다. 직교좌표가 아닌 극좌표에 따라 등각 배치된 시각적 결과로 분석한다.
파르테논 신전은 처녀신 아테나 파르테노스를 모신 곳이었다. 오스만 시대에 화약고로 쓰이다 1687년 베네치아 군의 포격으로 내부와 지붕은 폭파되었다. 그러나 36개의 장엄한 도리아식 열주의 외관만으로도 고전주의 최고작으로 꼽힌다. 건물의 각 부분은 황금비 (1:1.618...)의 정교한 비례를 따랐고, 기둥 지름을 기준 삼아 수학적 비례를 이룬다. 기둥의 배흘림이나 기둥을 기울인 안쏠림 등 미세한 기법으로 거대 건물의 왜곡 현상을 바로 잡았다. 파르테논은 로마, 르네상스, 신고전주의 등 후대 건축과 예술의 고전적 모범이 되었다. 또한 아크로폴리스의 폐허는 민주주의, 철학, 연극, 휴머니즘 등 온갖 인류 문화의 원천이 된 공간이다.
김봉렬 건축가·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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