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엔비디아 매직...4분기 매출 78% 늘었지만 성장률은 둔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온 엔비디아가 ‘AI 거품론’을 잠재웠다. 지난해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실적도 자신한다. 엔비디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도 훈풍이 기대된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고속 질주는 어려울 수 있다. 가팔랐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미국의 대(對) 중국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지난 4분기 393억3100만 달러(약 56조원)의 매출과 0.89달러(1277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380억5000만 달러)보다 3.3% 높았다.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0.84달러)를 넘어섰다.
블랙웰 태운 데이터센터 매출, 전체 91%

효자는 지난해 초 공개한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이었다. 엔비디아는 지난 4분기 블랙웰 매출이 110억 달러였다고 밝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블랙웰은 가장 빠르게 판매량이 성장한 제품”이라며 “블랙웰 매출은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주도했다”고 밝혔다. 반면 기존 주력 제품인 그래픽프로세서(GPU) 부문 매출은 블랙웰의 4분의 1에 못 미치는 25억 달러에 그쳤다. 제이콥 본 이마케터 기술 애널리스트는 AFP에 “이번 실적은 엔비디아가 계속해서 AI 환경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라고 평가했다.
HBM 공급하는 SK·삼성도 훈풍 예상
기대 이상의 엔비디아 실적은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AI 칩에 들어가는 최첨단 HBM의 대다수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제공하고 있어서다. 블랙웰 GPU에 탑재되는 HBM은 현재 SK하이닉스가 독점 공급 중이고 삼성전자는 오는 2분기부터 본격 납품을 추진 중이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1분기(2025년 2~4월) 매출 전망치를 430억 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417억8000만 달러)를 웃도는 실적을 내겠다는 선언이다. 하반기엔 블랙웰보다 성능을 개선한 ‘블랙웰 울트라’를 출시해 AI 칩 패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블랙웰 울트라에는 HBM3E 12단 제품이 탑재될 전망이라,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매출 상승세 둔화…미·중 갈등도 복병

미·중 갈등이 지금보다 더 격화될 경우도 문제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텐센트·알리바바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엔비디아의 H20 칩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따라 저사양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인데, 미국의 제재 수위에 따라 중국발 수요가 급격히 꺾일 수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당국의 허가 없이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반도체 수량과 유형을 더욱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CEO는 이날 “4분기 중국 매출은 직전 분기와 비슷했지만, 수출 규제 이후엔 절반가량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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