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후반에 4개 영화제 휩쓴, 시간 품고 깊어진 배우
[양형석 기자]
지난 1993년에 방송됐던 MBC 주말 드라마 <엄마의 바다>는 5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혜자 배우, 고현정 같은 스타 배우들과 고소영, 이창훈 등 신예 배우들이 조화를 이룬 <엄마의 바다>는 1994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엄마의 바다>는 최수종과 김희애, 채시라, 한석규 등이 출연했던 전작 <아들과 딸>의 상승세를 확실히 이어간 드라마였다.
<엄마의 바다>는 높은 인기와 뛰어난 작품성 외에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연기자 아버지를 둔 2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많은 화제가 됐다. 고 최무룡 배우의 아들 최민수는 어머니의 반대를 이겨내고 영서(고현정 분)와 결혼하는 학원강사 이동재를 연기했다. 고 독고성 배우의 아들 독고영재는 영서를 좋아하는 부드러운 성격의 서브 주인공 최승주 역을 맡아 긴 무명 생활을 끝내고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다.
<엄마의 바다>에는 최민수와 독고영재 외에도 또 한 명의 2세 배우가 출연했다. 동재의 이복동생 이강재를 연기했던 고 허장강 배우의 아들 허준호였다. <엄마의 바다>에 출연했던 2세 배우 3인방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허준호는 30여 년의 세월이 지난 현재 이들 중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허준호는 오는 21일 첫 방송되는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에서도 법학대학원 석좌교수 염장선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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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준호가 연기한 조돈일 중사는 <실미도>에서 가장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
| ⓒ (주)시네마서비스 |
<마지막 승부>가 인기를 끌면서 1994년 앨범을 발표한 허준호는 < 반항2 >라는 노래로 잠시 활동했고 1995년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와 <아스팔트 사나이>, 영화 <테러리스트> 등에 출연했다. 허준호는 1998년 드라마 <보고 또 보고>에서 정보석이 연기한 박기정의 동생 박기풍, 1999년 <왕초>에서 발가락 역을 맡으며 전성기를 맞았고 2003년엔 <실미도>를 통해 커리어 첫 천만 영화에 출연했다.
2006년 <주몽>에서 주몽의 아버지이자 멘토 해모수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허준호는 2007년 <로비스트>를 끝으로 한 동안 드라마 출연이 없었다. 하지만 2010년 영화 <이끼>에서 주인공 류해국(박해일 분)의 아버지 류목형을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허준호는 2016년 장혁, 박소담 주연의 <뷰티풀 마인드>에서 현성병원 심뇌혈관센터장 이건명 역을 맡으며 9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허준호는 2017년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선대 왕을 시해하는 편수회의 수장 대목, 2018년 <이리와 안아줘>에서 연쇄살인마 윤희재 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2018년에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는 가족과 직원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 한갑수를 연기했다. 나이가 들수록 연기 패턴이 굳어지는 일부 배우들과 달리 허준호는 나이가 들면서 연기가 점점 완숙해 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준호의 물이 오른 연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은 2019년과 2020년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었다. <킹덤>에서 세자 이창(주지훈 분)의 스승이자 500의 병력으로 왜군 3만을 격퇴한 구국의 영웅 안현대감을 연기한 허준호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좀비가 된 후 조학주(류승룡 분)에게 돌진해 피가 묻은 조한주의 볼을 물어 뜯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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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준호는 5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 <모가디슈>로 4개 영화제의 남우조연상을 휩쓸었다. |
| ⓒ (주)롯데엔터테인먼트 |
허준호는 2022년 법정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에서 자신의 욕망과 이익을 위해 누구의 등에도 칼을 꽂을 수 있는 TK로펌의 회장이자 오수재(서현진 분)와 대립하는 최태국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2023년에는 두 번째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서 일반적인 사채업자 이미지와 달리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주인공 김건우(우도환 분)를 돕는 인간적인 사채꾼 최태호 회장을 연기했다.
그 해 연말에 개봉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이순신(김윤석 분)의 조력자이자 명나라의 등자룡 장군을 연기한 허준호는 21일 첫 방송되는 <보물섬>을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달달한 멜로였던 전작 <나의 완벽한 비서>와 달리 무거운 정치 스릴러 장르의 <보물섬>에서 허준호는 공안 검사와 검찰 총장,국가정보원장을 거친 나라의 실세이자 드라마의 '최종보스' 염장선 역을 맡았다.
<보물섬>에는 허준호 외에도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배우 박형식이 뛰어난 능력으로 정치 비자금을 만드는 일에 일등 공신으로 활약하지만 곧바로 폐기 처분된 후 복수를 꿈꾸는 서동주를 연기한다. <더 글로리>와 <사냥개들>, <돌풍>, <트리거> 등 OTT드라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이해영은 대산그룹의 맏사위이자 대산그룹 차기 회장을 꿈꾸는 대산 에너지 사장 허일도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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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준호는 SBS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에서 악랄한 악역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
| ⓒ <보물섬>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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