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發 악화 후 완만한 회복" 2月 소비심리, 두 달 연속 '개선'

김유리 2025. 2.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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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5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 95.2…전월대비 4.0P↑
CCSI 구성 6개지수 모두 장기평균 하회
"심리 회복 추세 전환 지켜봐야"

2월 소비심리가 전달에 이어 소폭 개선되면서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심리 악화분을 일부 만회했다. 다만 여전히 기준값인 100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데다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심리 회복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2로 전월 대비 4.0포인트 올랐다.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이달 심리 회복에는 국내 정치적 상황 안정에 대한 기대, 정부의 산업지원정책 기대감 등이 작용하며 전망 위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두고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지난해 6월(100.9)부터 7월(103.7), 8월(100.8), 9월(100.0), 10월(101.8), 11월(100.7) 등 지속해서 100을 웃돌며 낙관세를 유지했으나 12월 88.2로 급락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다. 다만 지난달부터는 소폭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포인트 상승에 이어 이달 4포인트 올랐다.

이혜영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난 5일 정부가 배터리·바이오 등 첨단산업과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34조원 이상의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11일 반도체 업체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 높여주는 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하는 등 정부의 산업지원정책 기대감이 커졌다"며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돼 2월 CCSI가 회복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심리 회복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기준값인 100보다 낮은 데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장기평균보다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지난해 12월 워낙 크게 떨어졌었고 올해 1, 2월 일부 회복한 거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 통상정책 관련해서도 아직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 정치적 상황도 진행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경기 전망 8P↑…6개월 후 정치 불확실성 해소 기대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에선 현재생활형편CSI(87)가 3개월째 동일했고 전망 부문이 올랐다. 생활형편전망CSI(93)는 정치적 상황 안정 기대, 주가 상승 등으로 전월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CSI(97)와 소비지출전망CSI(106)는 전월 대비 각각 1포인트, 3포인트 올랐다. 소비지출전망CSI는 소비 심리 회복에 따라 여행비와 교양·오락·문화비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선 향후경기전망CSI(73)가 8포인트 뛰었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 기대, 정부의 산업지원정책 기대감 등의 영향을 받았다. 이 팀장은 "향후 6개월 후 경기 전망이어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경기판단CSI(55)는 전월 대비 4포인트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초 69에서 출발해 70선 초반을 이어오던 현재경기판단CSI는 지난해 12월 52로 급락한 후 조금씩 회복하고 있으나 아직 장기평균(7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리수준전망CSI(99)는 전월 대비 2포인트, 취업기회전망CSI(74)는 전월 대비 5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가계 저축 심리는 개선됐으나 부채 상황에 대한 심리는 악화했다. 현재가계저축CSI(93)는 전월과 같았으나 가계저축전망CSI(97)는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현재가계부채CSI(99) 및 가계부채전망CSI(97)는 전월 대비 모두 1포인트 내렸다.

물가수준전망CSI(149)는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99)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및 거래량이 주춤하면서 2포인트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가 100을 밑돈 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주택가격 심리를 부추길 수 있는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소식은 조사 기간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 임금수준전망CSI(118)는 전월과 동일했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농산물 및 신선식품 물가 상승폭 축소, 정부의 물가 안정화 기대감 등으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모두 전월과 같았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2%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석유류제품(47.4%), 농축수산물(46.7%), 공공요금(46.3%)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석유류제품(5.0%포인트), 공공요금(2.1%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공업제품(-2.9%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도시 2500가구(응답 2321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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