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사석 논란' 막자…농심배 한‧중‧일, 중재위원회 구성

17일부터 상하이에서 최종 3라운드 진행

(상하이=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과 중국, 일본 바둑이 지난달 논란이 됐던 'LG배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바둑 삼국지'라 불리는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3라운드가 17일 중국 상하이의 그랜드 센트럴 호텔에서 펼쳐진다.

한국기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국기원과 중국위기협회(중국바둑협회) 수뇌부가 만나 혹시 모를 분쟁을 대비해 임시 중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국제 대회에서 중재위원회가 구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시 중재위원회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각국 1인을 대표로 이뤄진다.

기원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수뇌부가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고, 일본과는 유선으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임시 중재위원회 구성은 지난달 LG배 결승전에서 벌어진 '사석 관리' 논란 때문이다.

LG배 기왕전 결승에 오른 변상일 9단은 커제 9단(중국)에게 결승 3번기 중 2국에서 반칙승, 3국에서 기권승을 거두면서 2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우승을 결정한 것은 '사석 관리'였다.

한국 바둑에서는 사석을 계가 때 사용, 선수들이 대국 도중 상대의 사석 수를 확인하고 형세 판단을 한다. 반면 중국 바둑에서는 반상의 살아있는 돌만으로 계가하기 때문에 사석이 의미가 없다. 이에 중국 기사들은 평소 사석을 아무 곳에 던져 놓는 경우가 많다.

LG배 결승에서도 커제 9단은 결승 2국과 결승 3국에서 세 차례 돌을 따낸 뒤 사석을 사석 보관함에 두지 않았는데, 이는 대회 규정을 위반한 행위다.

하지만 커제와 중국 바둑은 이에 반발하며 불복했다. 심지어 중국은 중국 바둑 리그에 외국인 선수 참가를 제한했고, 쏘팔코사놀배 세계최고기사결정전 불참을 결정했다.

이에 한국기원은 논란의 반칙패 규정을 없앴다. 더불어 중국, 일본과 함께 국제규칙위원회, 국제 중재위원회 등 설립을 계획했는데, 농심배에서 이를 처음으로 실행하게 됐다.

농심신라면배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을 대표하는 기사 5명씩 출전해 3라운까지 연승전을 진행, 최종 생존하는 팀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지난해 9월 열린 1라운드와 같은 해 12월 2라운드에서 3명이 탈락한 한국은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을 앞세워 5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중국은 셰얼하오 9단을 비롯해 리쉬안하오 9단, 딩하오 9단 등 3명이 남았고, 일본은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이 홀로 생존했다.

17일 펼쳐지는 3라운드 첫판인 10국에서는 셰얼하오 9단과 시바노 9단이 맞붙는다. 한국은 10국 승자와 18일 열리는 11국에서 맞붙는데, 출전선수는 10국 종료 후 발표된다.

농심신라면배 우승상금은 5억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본선에서 3연승을 초과하면 10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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